독립창업이냐, 프랜차이즈냐. 예비창업자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질문이다. 사업에 대한 지식이 없고 준비도 안 돼있다면 프랜차이즈가 낫다는 것이 정설이나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어느 쪽이든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2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창업박람회 ‘프랜차이즈 서울’은 가맹본부를 탐색하는 예비 가맹점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0대 초반 예비 청년창업가부터 노후를 설계 중인 70대까지 다양했다. 대한가맹거래사협회 박수영 이사는 이날 열린 창업세미나에서 독립창업과 프랜차이즈의 장단점을 소개했다.

독립창업이란 창업자가 자신의 의지대로 사업을 구상한 뒤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흔히 말하는 자영업이 여기에 속한다. 독립창업은 가맹비나 로열티 등 ‘떼이는 돈’이 없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순수익이 높은 편이다. 또 사업 자유도가 낮은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사업 방향을 창업자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고 특색 있는 제품·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유도가 높다는 건 바꿔 말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창업자가 직접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계획서 작성, 입지 선정, 자금 준비, 마케팅까지 모두 책임져야 한다. 사업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없다 보니 고급 인력을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고, 시장 정보를 발 빠르게 습득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독립창업은 아이템 선정→사업계획서 작성→입지 선정→자금 준비→개업 순으로 진행된다. 첫째로 아이템 선정이 가장 관건이다.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지금 뜨는 아이템이라도 수년 후에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2004년 불닭, 2005년 베트남 쌀국수, 2006년 해물떡찜, 2012년 떡볶이, 2013년 스몰비어 등 유행하는 아이템은 해마다 바뀌어왔다. 이미 ‘유명한’ 아이템 보다는 앞으로 ‘유망한’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 가맹거래사협회 박수영 이사의 조언이다.

사업계획서 작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이사는 “아이템을 정했다면 창업 비용부터 예상 매출액, 예상 수익 등을 꼼꼼히 작성해봐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사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도 사업계획서가 있어야 향후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해나갈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도 중요한 문제다. 박 이사는 “창업 비용 중 소요자금의 70%는 본인이 부담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외부 자금 조달 비중이 30%를 넘기면 추후 이자를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창업 이후 최대 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고 점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사업의 핵심 노하우부터 점포 인테리어, 설비까지 모두 담당해 줘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하고 가맹본부 차원에서 마케팅도 대신해 준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면 고객을 모집하기도 수월하다. 

독립창업과 비교하면 비용 부담은 큰 편이다.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다이소’의 경우 가장 작은 규모(60평 미만)의 점포를 차리는데 1억8360만원이 든다. 가맹비 1210만원, 보증금 3000만원, 시설비 8650만원, 초도상품대 5500만원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매달 로열티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결심했다면 가맹본부 선택이 제1의 과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가맹본부 수는 3482개로 1년 새 500개가 늘었다. 최근에는 창업희망자들 대상으로 한 가맹본부의 허위 광고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중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이디야커피는 객관적 근거도 없이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순이익이 매출액의 35%를 차지한다”고 홍보를 했다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가맹본부를 선택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정보공개서다. 공정위가 운영 중인 가맹사업거래홈페이지(franchise.ftc.go.kr)에 접속하면 국내서 운영 중인 모든 가맹본부에 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가맹점 숫자부터 최근 3년의 재무상황과 가맹점 수 변동, 가맹점 지역별 평균매출액, 광고비 지출액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역시 믿을 것은 발품이다. 박수영 이사는 “가맹점 매출 확인을 위해 정보공개서를 참고할 수 있으나 가장 확실한 것은 다른 가맹점에 방문해 보는 일이다. 최근 일부 가맹본부에서는 이른바 ‘카드깡’을 이용해 카드매출을 허위로 늘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현장에 직접 방문해서 유동인구나 소비자 연령대, 운영 시스템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