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연 2.00%의 기준금리를 1.75%로 전격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1%대에 접어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2.25%에서 2%로 기준금리를 내린 뒤 4개월간 동결하다 결국 추가인하를 12일 결정했다. 이번 한은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이 빗나갈 만큼 ‘특단의 대책’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우리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대변해준다. 때문에 이번 인하조치가 소비와 투자에 활력을 불어 넣을지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고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생산, 소비,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게 금리인하의 배경이 될 것이다. 게다가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상황이다. 국내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도 금리를 낮춰 원화강세를 완화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현재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금리가 높기 때문이 아니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효과는 없고 오히려 부작용으로 가계부채만 급증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두 차례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지난 한해에만 가계부채가 68조원이 늘어나 가계부채가 1100조원에 달한다. 금리인하로 풀린 돈이 실물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가고 가계부채만 심각해지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더욱이 미국이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미국과 금리차가 줄어들어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금리인하는 정부가 경기부양에 적극 나선다는 측면에서는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고 어느정도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경기심리 위축이 고금리에 있지 않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번 조치가 ‘빚내서 경제활성화 하자’는 얘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면 그래서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또 다른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기준금리만 내린다고 경제활성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관계당국은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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