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자영업자 1인당 대출금액은 평균 1억1700만원이다. 임금근로자 1인당 대출금액은 평균 3800만원이다. 자영업자들이 임금근로자 보다 3배 많은 빚을 떠안고 산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벌어들이는 돈은 적은 실정이다. 2012년 기준 임금근로자의 연평균 소득은 3563만원, 자영업자는 3472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자의 1년 후 생존율은 84%, 3년 후는 41%, 5년 후는 30%다. 창업 후 5년 안에 10명 중 7명은 사업을 접는 셈이다. 청년층이라면 재취업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퇴직금에 은행 대출까지 끌어온 중장년층은 얘기가 다르다. 임시·일용직 근로와 재창업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대기업에서 퇴직하고 한때 ‘사장님’ 소리까지 들었는데 일용직근로를 하려니 마뜩잖다. 재창업과 함께 따라오는 건 은행 빚이다. 

자영업자들의 눈높이만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청년층의 취업난이 그러하듯 장년층도 퇴직 후 재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경쟁해야하는 처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50~56세 장년 재취업자는 199만8000명이었는데 이중 27.7%만이 상용직으로 재취업했다. 29.1%는 임시직, 16.5%는 일용직으로 취업했다. 나머지 26.7%는 자영업을 택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상용직 재취업률이 30%에도 못 미치니 등 떠밀리듯 다시 자영업을 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청의 2013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동기의 83%가 ‘생계유지를 위해(대안이 없어서)’였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기준금리 인하는 달콤한 독이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대출금리가 떨어져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호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대출 규모 자체가 커진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낮춘 작년 한해 가계부채는 68조원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가 자영업 부채 쇼크를 가속화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