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체 장기나 피부 속 세포 변화를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세포가 주로 발생하는 표피세포의 세포핵 변화까지 관찰할 수 있어 암 조기진단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인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이 세포의 정밀한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광학현미경을 개발했다. 미래부 글로벌프런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연구는 고려대 물리학과 최원식 교수(사진)가 주도하고 같은 대학교 박규환 교수, 이재승 교수, 건국대 임용식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암세포의 대부분은 피부나 장기의 외피에서 1~3㎜ 깊이에 있는 표피세포에서 발생한다. 암세포는 세포분열을 통해 덩어리 상태인 용종으로 발전하는데, CT·MRI·초음파 진단은 해상도가 낮아 암세포가 덩어리를 이룬 다음에야 관찰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광학현미경은 세포를 자세히 볼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인체 내부를 관찰할 때는 빛 왜곡 현상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광학현미경은 왜곡 없이 1㎛(마이크로미터)의 해상도로 1㎜ 이상 깊이의 세포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원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학현미경 시각화 깊이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질병 조기 진단이나 수술 시 질병 조직의 분포 범위 확인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미래부는 “국내 연구진의 성과는 고해상도 시각화 부분에서 세계 최고 깊이”라면서 “암세포가 덩어리로 발전하기 이전에 세포핵(보통 5㎛정도 크기)이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암과 같은 질병의 조기 진단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Imaging deep within a scattering medium using collective accumulation of single-scattered waves’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