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효빈은 일상을 소재로 작가의 개인적인 공간이나 사물의 정적이고 고요한 고독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을 담고 있기도 하는데 그 기억을 담고 있는 사물들, 풍경, 공간의 기억으로 시작해 ‘일상’이라는 주제로 넓혀갔다. 작가의 정물은 각 사물들마다 개인의 기억과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에 일상의 상징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3h p.m, oil on canvas, 80x100, 2013

“고독한 일상이지만 그 가운데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존재하고 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깊이를 사물을 통해 보는데, 마음이 눈을 통해 밖으로 나와서 사물들 사이를 거니는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슬픔을 느껴본 사람만이 일상이 삶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며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느리고 지루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있다.

Les bouteilles(유리병들), oil on canvas, 45x53, 2013

사진을 전혀 차용하지 않고 실제 풍경을 보고 그리는데 그 순간의 풍경, 사물과 함께 호흡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함께 담는다. 사진을 사용하지 않아서 실제 풍경을 그릴 때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과의 시각적 차이가 생기는데 원근감이나 보이는 폭이 달라져서 실제 풍경을 보고 그리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한 장면의 풍경을 두 개의 화면으로 나누어 그리기도 하는데 거기에는 시간이라는 개념도 들어간다. 예를 들면, 하나의 이어지는 풍경을 하나는 봄, 또 다른 하나는 겨울을 나타냄으로써 시간이 다른 하나의 장면이 서로 다른 시간 안에 공존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가벼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품은 일상의 순간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넘쳐흐르는 사물들과 화려하고 현혹되기 쉬운 것들에만 열광하는 현대인들에게 느린 감정의 흐름과 일상의 잔잔한 개인적 행복감, 그것으로부터 얻게 되는 삶의 본질을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작가노트 중)[정리=키스갤러리 이유미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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