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설립된 A업체. 업력이 3년에 불과했지만 매출액은 첫해 3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 5억원, 지난해 1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업체는 기술보증기금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아 3억원, 지방에 소재한 대표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2억원 그리고 신용으로 2억원 등 총 7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면 흔히 알수 있는 보증서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신용대출을 모두 받은 셈이다.

A업체는 “올해 국내 시장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준비를 해왔는데, 이에 따른 자금이 3억원 정도 필요하지만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모두 받아 자금마련이 쉽지 않다”며 올 1월 문의를 해 왔다.

이 업체는 외형적으로 매출이 성장추세였으나 재무비율분석 결과 부채비율이나 차입금 의존도가 높았다. 또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용 등을 빼기 전 순이익) 대비 현금흐름(CASH FLOW)이 좋지 않게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은행 곳곳을 알아봐도 부적절한 등급이 나와 추가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곳이 없었다.

동산담보대출 개요

<자료=금융감독원>

기업 대표들이 운전자금이 필요해 은행문을 두드리면 재무등급이나 현금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에 추가대출이 어렵다는 답변을 종종 듣게 된다. 심지어 왜 대출이 안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무작정 ‘어렵다’며 거절받기 일쑤다.  

사업을 하다보면 A업체처럼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혹은 새로운 아이템을 사업화하기 위해 추가자금이 필요하게 되지만 자금확보가 어려우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결국 이처럼 은행에서 추가대출이 어렵다면, 회사가 갖고 있는 가용자산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A업체는 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동산담보대출을 활용한 것이다. 동산담보대출 제도는 지난 2012년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동산도 법원 담보등기가 가능해짐에 따라 그해 8월부터 국내 은행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동산담보대출 “급한 자금 마련에 요긴해”

동산담보대출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계·기구 등 유형자산, 재고자산, 소·돼지·쌀 등 농수축산물 등 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 동산에 대한 담보인정비율은 도입 초기에는 일률적으로 감정가격의 40%가 적용됐으나 지난해 4월 개선을 통해 일부 차등을 두었다. 또 금리는 부동산대출보다는 높으나 일반 신용대출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3059개 업체가 공작기계 등 유형자산, 철강 및 골재 등 재고자산, B2B대출에서 제외됐던 매출채권, 농축산물 등을 담보로 7799억원을 대출받았다.

금감원은 “절대적인 대출금액은 크지 않으나 부동산담보가 없어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제조업체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산담보 종류별 담보인정비율

<자료=금융감독원>

부동산담보 중심의 대출관행으로 인해 부동산 자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영세 제조업체 등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많은 점을 고려, 정부가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금융회사 입장에서 동산담보는 리스크가 크다고 보기 때문에 대출 자체를 꺼려하는 경향이 짙다. 현실적으로 동산담보대출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은행에 따라서는 부동산담보처럼 동산담보를 취급하는 곳도 있고 리스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이 때 유의할 것은 각 은행이나 리스회사마다 금리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조건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입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융비용을 줄이면서 회사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현금흐름을 해결하는 것도 경영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기업자금지원센터 신성범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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