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분위별 담보대출 증가율<자료=LG경제연구원/통계청>

지난해부터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22일자 ‘저소득층 가계부채 리스크 커지고 있다’ 제하의 보고서에서 특히 저소득층의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주의와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위원은 지난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38조5000억원으로 전년도 증가액의 2.8배에 달했다며, 특히 8월 이후 증가분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총량’보다는 ‘구조’를 개선하는 ‘미시적 대응’으로 대책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합리적인 ‘미시적 대응’을 위해서는  ‘누가’ 빌린, ‘어떤 용도’의 가계부 채가 ‘얼마나’ 늘었고, 이들 계층의 부채 상환능력 및 부채 상환부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소득 하위계층의 부채 증가는 소득 상위계층의 부채 증가에 비해 주택 등 자산에 투자되기보다 부족한 생계비 등으로 소비돼 버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저소득층의 ▲부채상환능력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으며 ▲소득 증가세는 가장 부진하고 ▲부채 원리금 상환부담도 가장 빠르게 늘고 있어, 이들 저소득층의 가계 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조 연구위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78.3% 늘어 담보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최상위인 5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14.9% 늘어나 소득분위별 계층 중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더욱이 이러한 저소득층의 담보대출 증가세는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소득 1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29%나 늘어난 반면, 5분위 가구 의 담보대출은 3.1%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기서 조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금융당국이 출시하는 안심전환대출은 늘어나는 소득 하위계층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 저소득층 담보대출의 증가세와 부채 상환능력 약화를 고려하면 현재 가계 부채 상황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지나친 낙관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총량규제는 반대한다면서도 저소득층의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조 연구위원은 조언했다. 주택 등 담보가 있더라도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과 함께 지속적인 소득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취업과 창업 을 돕는 소득 증대 대책이 가계부채 대책과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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