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에게서 경구용 피임제 ‘머시론’의 사업을 인수한 바이엘코리아가 우리나라 공정당국의 매각명령을 받았다. 국내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바이엘코리아가 한국MSD의 일반의약품 영업을 양수하면 국내 경구용 피임제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한국MSD로부터 양수하는 경구용 피임제의 영업 관련 자산·권리 등을 매각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바이엘코리아가 한국MSD로부터 양수하는 대상 품목은 ▲머시론(경구용 피임제) ▲클라리틴(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 ▲드릭신 정량 스프레이(비염 치료제) ▲쎄레스톤-지(스테로이드성 피부약) 등 4가지 품목인데, 공정위는 머시론을 제외한 3가지 품목의 영업부문의 양수는 조건 없이 승인한다고 밝혔다. 조건부 승인인 셈이다.

이에 앞서 바이엘코리아의 본사 바이엘AG는 2014년 5월5일 머크& Co.의 일반의약품 사업을 양수하는 내용의 글로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엘의 국내 자회사 바이엘코리아는 2014년 10월21일  머크의 국내 일반의약품 자회사 한국MSD의 일반의약품 관련 품목허가권 및 관련 자산을 양수하는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이를 심사한 공정위는 이번 영업양수를 통해 경구용 피임제 시장의 경쟁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경구용 피임제의 국내 시장은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가 장악하고 있는 실정으로, 국내업체의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경구용 피임제 시장에서 한국MSD와 바이엘코리아가 각각 43%와 3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점유율 합계가 82%에 이르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결합으로 인해 점유율 합계가 50% 이상이 되고 2위 사업자와의 점유율 차이가 25%p 이상일 경우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바이엘코리아가 한국MSD로부터 양수하는 경구용 피임제 영업 관련 권리와 자산 등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이 경우 현재 바이엘코리아의 경구용 피임제를 유통하고 있는 자 등에게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매수인 선정때 공정위와 미리 협의해야 한다. 또 경구용 피임제를 한국MSD로부터 양수하는 매수인 또는 머시론을 유통하는 사업자는 기존 바이엘코리아의 일반의약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매각을 통해 실질적 경쟁이 제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공정위는 한국MSD로부터 양수하는 나머지 3개 제품은 결합하는 회사들의 제품간 치료적 적응증이 상이해 경쟁제품이 아니어서 기업결합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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