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안심전환대출에 20조원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2금융권 대출도 포함시켜달라는 요구가 나왔으나 1차 때와 동일하게 시중은행만을 대상으로 하며 자격요건도 동일하다. 이로써 금융위는 2주 만에 안심전환대출에 40조원의 재원을 쓰게 됐다.  

이같은 정부의 조치에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정부가 비교적 능력 있는 대출자에게 저리의 돈을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상환능력이 있고 신용등급도 높은 대출자들에게 안심전환대출의 혜택을 주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잘못 설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심전환대출의 자격요건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자다. 변동금리로 이자만 상환하던 대출을 원리금을 상환한다는 조건하에 2.6%대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정도의 신용이 있고 원리금 상환까지 가능한 대출자에게 굳이 정책자금을 투입해 저리로 돈을 빌려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담보 주택가격 9억원 이하라는 자격요건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심전환대출이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주택가격을 더 낮게 잡았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주 진행된 안심전환대출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약 3억원으로,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10%에 불과하다는 것이 금융위의 해명이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의 평균소득은 4100만원으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 대출자(3700만원)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소원은 “안심전환대출에서 정책실패의 책임이 있는 금융위는 시장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정교한 보완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