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 부총리는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민자사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이달 안에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실련은 30일 ‘민자사업 재정지원 현황분석 및 민자사업 활성화 정책에 대한 입장’ 제하의 자료를 발표하고 “정부가 진행하는 민자사업은 민간자본으로 사회기반시설을 건설·운영해 예산을 절감한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된지 오래”라며 “특히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은 건설은 물론 운영마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고 있어 건설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민자사업 추진 방식은 크게 수익형(BTO)과 임대형(BTL)으로 나뉜다. 이중 경실련이 지적한 BTO는 도로, 철도, 항만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건설 과정 및 운영에 투입되는 정부 보조금이 커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많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BTO는 도로 10개, 철도 2개, 항만 16개 등 총 28개로 사업비는 약 28조원에 이른다. 이들 사업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건설비 지원금 9조6000억원, 최소운영수입 보장 등 운영비 지원금 3조6000억원을 포함해 13조2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사업비의 4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경실련은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의 출자까지 더하면 국고보조금은 더욱 늘어난다”며 “시작단계에서부터 민자사업으로 부르기 민망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총 사업비 대비 민자사업 재정지원 현황

민자사업 시민 추가 이용료 부담액: 2013년까지 민자사업자 운영수익 합계/재정사업대비 요금비율. 단, 인천국제공항철도 및 항만 제외 <자료=경실련>

그러면서 정부가 폐지된 MRG를 대신해 도입하려는 손익공유형 민간투자(BOA)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경실련은 “BOA가 변형된 MRG 특혜책에 불과하다”며 “결국 민자사업에 계속 세금을 지원해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BOA는 공공시설에 민간이 투자한 후 손해가 나면 정부가 어느 정도 이를 메워주고 이익이 발생하면 정부와 민간이 나눠 갖는 형식을 취한다.

한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발표한 2014년도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민자 철도 및 도로의 이용료는 재정도로 대비 1.85배 비싸다. 경실련은 이를 이용해 민자사업이 처음시작 된 1995년부터 2013년까지 민자 철도와 도로의 재정사업대비 추가부담 이용료를 분석했다. 경실련은 “민자사업의 시민 부담이 재정사업에 비해 약 2조9000억원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업방식별 재정지원율 비교 결과도 내놨다. 이에 따르면 2013년말 정부고시 사업은 26%인 반면 민간제안 사업은 47%로 2배 가까이 높았다. 정부가 필요에 의해 진행하는 정부고시사업보다 민간이 정부에 제안하는 사업의 재정지원율이 더욱 높은 것이다. 지난해 경실련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민간 제안의 경우 최초 사업제안자가 경쟁 없이 낙찰 받은 비율이 89%에 달했고, 평균 경쟁률은 1.26:1에 불과했다. 경실련은 “특정 대형자본과 건설사들의 특혜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시민 부담만 증가시키는 민자사업을 활성화 할 것이 아니라,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민자사업이 꼭 필요한 곳이라면 재정지원 없이 실시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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