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트라가 개최한 ‘한류스타-중소기업 융합 해외마케팅 상담회 및 설명회’.   ©중기이코노미

이러한 성공사례가 축적되면서 국내 수출중소기업들의 한류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로 수출되는 방송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소기업이 많다.  

31일 코트라(KOTRA)가 개최한 ‘한류스타-중소기업 융합 해외마케팅 상담회 및 설명회’에서 장기웅 SBS 마케팅팀 차장은 “따로 비용을 지불하고 대행사를 고용하기 어려운 수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한류마케팅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먼저 TV프로그램의 마케팅 진행 과정을 파악한 후 직접 방송사 마케팅팀과 협의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접광고, 방송 D-150일 드라마부터 노려라

장 차장에 따르면, 드라마는 보통 방영 5개월 전부터 광고주들과 마케팅 협의에 들어간다. 드라마 협찬을 염두에 둔 중소기업은 어떤 드라마가 언제 방영될 예정인지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장 차장은 “방송사들의 드라마 라인업을 파악하는 것이 마케팅의 시작”이라며 “현재 중국, 대만, 일본 등에 수출되는 한국드라마는 한류스타를 캐스팅했거나 러브라인이 강한 이야기 혹은 여성시청자 취향인 경우가 많다. 이들 위주로 드라마를 골라야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마케팅 진행 과정

<자료=SBS>

제작협찬하면 드라마 배경으로, 대략적인 가격대는?

드라마를 고른 뒤엔 제작협찬과 제품간접광고(PPL) 중 어떤 것을 이용할지 선택해야 한다. 제작협찬이란 드라마에 필요한 경비, 물품, 장소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주로 주조연들의 직업을 통해 표현된다.

장 차장은 “제작협찬은 기본적으로 메인직업군, 서브직업군 등의 단위로 거래하기 때문에 방송사에 가격을 문의할 경우 ‘메인직업군이 얼마냐’와 같이 물어보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BS 일일드라마 ‘달려라 장미’의 경우 ‘빚은’이라는 떡 프랜차이즈업체가 제작협찬을 하면서 주조연들이 모두 떡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 빚은에서 출시하는 떡을 비롯해 매장 등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데, 협찬비용은 2억원 가량”이라고 귀뜸했다.

제작협찬에는 제작지원이라는 광고형태도 있다. 이는 화면 하단에 바(bar) 형태로 등장하는 광고로,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에 화면의 1/4(448㎜×108㎜)에 해당하는 크기로 나타난다.  

장 차장은 “이런 형태의 PPL을 하는 이유는 드라마 포스터 때문”이라며 “제작지원을 하면 기업이 매장이나 온라인 사이트 등에 드라마 포스터를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PPL, 배우 손길 따라 가격 천차만별

제품간접광고(PPL)는 특정 제품을 드라마의 소품으로 활용해 노출하는 형태의 마케팅 방법이다. 이때 거래 단위는 레벨1(단순노출), 레벨2(인물연계)로 표현하며 출연 배우가 해당 상품을 만지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생수를 PPL할 경우, 탁자에 놓인 상태로만 등장한다면 레벨1이 되지만, 생수를 배우가 들고 마신다면 레벨2가 된다. 당연히 가격은 레벨2가 훨씬 비싸다.

장 차장은 “PPL의 1회차 가격은 월화드라마의 경우 1000만원~2500만원 정도, 수목미니시리즈의 경우엔 보통 1500만원 선에서 책정된다”며 “현빈 같은 대형스타가 등장하면 3000만원까지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하사극이나 일일극 같이 방영일수가 긴 드라마의 경우엔 회차별로 PPL을 파는 대신 드라마 전체를 대상으로 계약한다. 장 차장은 “주로 2억5000만원 선에서 협의가 이뤄진다. ‘달려라 장미’는 간접광고비로 3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품 광고가 반드시 돈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장 차장은 “한복 업체라면 사극에 한복을 협찬할 수도 있다. 대신 협찬 물량에 대한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권 예능프로 PPL 침투력 높아

이날 설명회는 예능프로그램 PPL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SBS 노영환 PD는 “최근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이 한류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SBS 주말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경우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수억명 이상이 시청하고 있다. 이런 예능프로그램 PPL은 일반 광고보다 실제적인 효과가 훨씬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의  PPL 비용은 5000만원~1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한번 방송되고 나면 케이블방송사 등을 통해 100회 이상 재방송되고 해외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지속적인 시청이 가능해 기업들의 제품 홍보 효과가 높다.
 
노 PD는 방송사와 예능프로그램 PPL을 계약하는 방법도 설명했다. 현재 방송3사는 기업과 직접 광고 계약을 맺을 수 없다. KBS와 MBC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를, SBS는 미디어크리에이트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통해 PPL을 계약해야 한다. 그러나 각 방송사마다 협찬담당 데스크를 따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먼저 계약 의사를 타진할 수도  있다.

노 PD는 “PPL을 하고 싶다면 방송사 협찬담당 데스크로 연락해 먼저 협의하고, 이 내용을 광고대행사와 계약하는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대행사를 통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코트라의 마케팅 플랫폼 기업 7개사와 국내기업 70여개사가 참가해 80여건의 마케팅 상담도 진행했다. 상담회에 참가한 운전면허 통합 채점 시스템 기업인 네오정보시스템의 관계자는 “우리 드라마와 예능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관련 작품에 제품 노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김성수 코트라 전략마케팅본부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한류 마케팅 방안을 안내하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유통망 발굴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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