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신논현~잠실종합운동장)이 개통되면서 승객들은 전보다 가혹한 지하철 출근전쟁을 견뎌내야 한다. 이용객에 비해 턱없이 적은 운행편수 및 차량 수 덕분이다. 염창역을 비롯한 일부 역의 승객들은 몇 대의 열차를 보내고 나서야 겨우 열차에 올라탈 수 있는 지경에 처해 있다.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열차 안에 억지로 몸을 구겨 넣는 승객들을 싣고 터질듯한 몸뚱이로 출발하는 열차를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연장 구간 개통 전에도 이미 하루에 44만명이 9호선을 이용했다. 출근시간대 혼잡도는 240%에 이를 정도였다. 이미 열차에 탑승할 수 있는 적정 인원의 두 배 이상이 매일같이 9호선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장구간이 개통되면서 하루 승객이 16만명이나 늘어났고, 승객에 비해 열차 수가 부족해 혼잡이 극심해졌다. 특히 출근시간 9호선 급행열차에서는 금방이라도 안전사고가 터질 것 같은 긴박함마저 느껴진다.

이런 문제는 애초 이용승객 수요 예측을 잘못한 것에서 비롯됐다. 9호선이 도입 시점인 2005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예측한 2014년 9호선 하루 승객은 24만명이었다. 물론 이전 조사에서는 이보다 많은 수요가 예측됐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수치가 잘려나가더니 최종적으로 이런 수치를 받아들었다. 여기서는 민자사업으로 출발한 태생적 한계가 한몫 했다. 막상 개통을 하고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난해 9호선을 이용한 승객은 38만명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증차 비용을 놓고 서울시와 기재부 간에 줄다리기가 지속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울시는 대책마련에 진땀을 빼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안전과 혼잡도 문제가 안정될 때까지 비상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비상대책을 내놨다. 먼저 혼잡을 막기 위해서 출근전용 급행버스(8663번), 전세버스, 직행버스를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460명의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쁜 출근시간에 열차보다 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는 버스를 이용하려고 하는 승객은 많지 않다. 

서울시는 부랴부랴 증차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2017년까지 9호선 열차 70량을 조기 증차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9월에 20량을 우선 투입하고, 2017년까지 나머지 50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나마 기재부가 40%의 지원을 해준것이 다행이다. 여하간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최소한 1년 넘게 이런 혼잡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이다. 평소보다 일찍 혹은 늦게 열차를 이용하거나 무료버스를 이용하라는, 코미디 문구같은 협조를 요청하는 게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이다. 멀리 돌아가 자본의 탐욕을 이야기해야 할지, 수년째 예측가능한 결과를 놓고도 대응을 하지 못한 서울시의 무능을 탓해야할지 답이 서지 않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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