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말, 달고 다니면 부끄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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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말, 달고 다니면 부끄러운 일 시간을 원하는 곳에 쓰기위해 전략적으로 시간 분배를

기사입력2015-04-01 18:33

신용완 객원 기자 (shin1851@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MTT 신용완 대표이사

최근 점심식사 자리에서 한 대표를 만났다. 그는 “너무 바빠서” 뭔가를 차분히 읽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날 점심식사는 1시간30분 정도 이어졌고, 그 대표가 사무실로 돌아간 시간은 오후 4시30분이었다. 4시간을 점심시간으로 보낸 것이다.

“바쁘다”는 게 어느새 대표들의 일상적인 말이 돼 버린 듯 하다. 직원들도 대표들은 당연히 바빠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많은 대표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매일매일 고민을 한다.

티베트 불교의 소걀 린포체가 설파한 개념인 ‘분주한 게으름’(Active Laziness)이 생각난다. 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쌓아두고는 시간과 책임감에 짓눌리는 현상을 말한다. 린포체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건 사실 ‘무책임감’이다.

자신의 업무처리 속도와 능력을 인지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를 설정해 시간을 분배한다면 전략적이고 짜여진 시간의 활용이 될 것이다. ©비자트

필자도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무책임감’의 완벽한 표본이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점심식사에 참석해 시간을 허비하고, 중요하지 않은 미팅이나 관계에 시간을 낭비했다. 뭔가를 ‘하는’데에만 시간을 쏟느라, 무엇을 하고 그것을 ‘왜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또 모든 일을 필자가 직접 챙기고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지 못해 혼자 바빠지기도 했다.

대표는 누군가를 믿고, 전략을 구상하고 판단을 하는 데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필자는 생각을 요구하고 전략이 필요한 일에 힘을 쏟기보다, 소소하고 시답지 않은 일에 몰두하면서 나 자신을 ‘바쁘게’ 몰아갔다. 그저 잡일을 하느라 바빴던 것이다.

“바쁘다”는 말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늘 “바쁘다”고 말하는 것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이 정말 중요한 일인지, 혹은 하지 않아도 되거나 늘 하는 습관인지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선택’하자.

다음 단계로 “바쁘다”고 말하기를 멈추자. 그러고 나서, 그날 해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본 뒤 그것을 행동에 옮기자. 시간과 에너지를 당신이 진정 원하는 곳에 쓰자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업무처리 속도와 능력을 인지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를 설정해 시간을 분배한다면 전략적이고 짜여진 시간의 활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