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나온게 있어야지… 그냥 현장 분위기 전하는 기사나 쓰려고”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한중FTA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계 설명회에 취재를 온 기자들이 설명회 첫 번째 세션이 끝난 후 나눈 얘기다. 예상대로, FTA 활용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보건산업 분야 기업들이 FTA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미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사살하는 설명회였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한중FTA 활용’이 아닌 ‘한중FTA 협상결과 및 시장현황’ 설명회 정도의 타이틀을 사용했어야 옳다. FTA 효과에 목을 매고 설명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협상결과와 원산지 규정, 중국과 FTA체결을 성공시킨 업적(?)에 대한 이야기만 실컷 듣다 갔다.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한중FTA 이해와 활용, 두 번째 세션 주제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었다. 한중FTA 이해와 활용이라 함은 보건의료분야 협상 주요결과, 보건상품 관세분야 주요 협상결과, 원산지규정 및 불복방법을 소개한 것이었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은 중국시장 현황, 중국 유망내수시장, 중국 의료기기 인허가 제도 등에 대한 것이었다. 중국 진출 기업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이긴 했지만, 사실 한중FTA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FTA를 활용한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중국시장의 현황 등의 일반적인 정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기기 인허가 제도 같은 경우에는 FTA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별개의 문제다.

 
기업들이 궁금해 할만한, 혹은 피부와 와닿을 수 있는 내용이 혹시나 나올까 싶어 취재를 갔지만, 역시나 기업들에게 전해줄 만한 이야기는 건지지 못했다. 이날 발표된 원산지 증명, 협상결과에 따른 양허품목에 대한 정보는 물론 기업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정보인 것이 맞지만, 이런 정보는 이미 다른 한중FTA 설명회에서 수차례 다뤘었다.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인터넷상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한중 FTA가 실질 타결되면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의 보건상품은 최대 수혜품목 중 하나로 거론됐었다.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시장이 개방된다고 하니, 기대감이 매우 컸다. 하지만 올해 2월 양허안이 공개되면서 기대치가 많이 떨어졌다. 우리나라에 비해 중국의 양허품목이 적기도 하고, 그나마 중국의 양허품목 가운데서도 관세가 철폐되는 기간이 15~20년으로 오래 걸리는 품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허안 발표 후 관세인하를 통해 가격인하 등의 혜택을 노리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의 대부분의 자리가 채워졌을 만큼 기업들의 관심은 여전했다. 그만큼 중국시장은 어떻게든 포기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FTA가 얼마나 어렵게 이뤄진 것이고 대단한 것인지를 피력하는 설명회는 이제 그만 접어두고, 기업들의 다양한 욕구와 생존에 대한 그들의 기대치를 날것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설명회, 혹은 토론회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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