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인특화센터 올해 25곳 “지원 死角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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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인특화센터 올해 25곳 “지원 死角 많다” 집적지 전국 342곳…업종·지역별 센터기능 다양화도 숙제

기사입력2015-04-0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성동제화협회가 운영 중인 수제화매장. 도시형소공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운영에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기이코노미

서울 성동구에 있는 지하철2호선 성수역을 나서면 역사에 붙어있는 수제화 매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역 자체가 구두 테마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전국 고급 수제화의 80%가 생산되고 있다. 80년대부터 수제화 장인들이 이곳에서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련업체수가 500여개에 달하는데, 이 중 300여개가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100여곳은 중간가공 등 하청업체다. 가죽 등 원자재와 부자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들도 있다.

이처럼 산업발달에 따라 특정산업 관련 업체들이 모여들면서 생기는 ‘집적지’는 도시의 공업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소공인들이 주도하는 도시형 제조업은 지금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논의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소공인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제조업자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도시의 소공인들은 통상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숙련기술을 보유한 ‘장인’인 경우가 많다.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의원과 소상공인정책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도시형소공인집적지 제조업 활성화 및 현장중심 지원센터 운영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연구원의 금기용 연구위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총 16개 지역의 제조업 특화지역을 지정해 도시 소공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종로3가 일대의 귀금속, 중구 을지로 일대의 인쇄와 황학동 일대의 가구, 성수동의 수제화, 영등포구의 1차금속, 금천구의 기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크리에이티브㈜의 함상옥 이사에 따르면 전국의 소상공인 사업체 292만여개 중 10.1%가 소공인 사업체이며, 소상공인 567만명 중 16.1%인 91만여명이 소공인 사업체에 종사하고 있다. 주요 업종은 금속가공이 18.1%로 가장 많았고, 식료품 제조업(16.2%),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9.7%), 의복·액세서리 및 모피 제조업(7.3%), 섬유제품 제조업(6.0%), 인쇄업(5.7%) 등이 뒤를 이었다.

소공인집적지는 전국에 총 342개 지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속가공 지구가 113개로 가장 많았고, 의복 및 액세서리(51), 기타 기계 및 장비(39), 인쇄(38), 섬유제품(22) 등이다. 이들 소공인집적지에 있는 소공인사업체 수는 전체 소공인 사업체의 14.1%에 이른다.

소공인 집적지 현황(2012년 기준)

<자료=‘도시형소공인집적지 제조업 활성화 및 현장중심 지원센터 운영방안 모색 토론회’ 자료집>

함 이사는 “소공인은 산업 내 숙련기술 활용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공인들은 고임금과 마케팅 상 판로개척의 어려움, 납품단가 인하 압력 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소상공인 지원정책들은 상대적으로 소공인 지원 기능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정부는 2013년부터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8개 지원센터가 운영됐다. 서울 성동구의 수제화, 중구 쌍림동의 인쇄, 종로구 창신동의 의류관련 협회가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지원사업을 수행했다. 지원사업 내용은 소공인 특화교육, 공동사업 지원, 판로개척 및 홍보 지원, 기술컨설팅, 작업환경개선 등이다.

그러나 함 이사는 “8개 특화센터는 전체 집적지의 2.3% 수준”이라며, 지원의 사각지대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기청은 올해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전국 25곳으로 늘릴 예정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4년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운영 현황

<자료=중소기업청>

더 큰 문제는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운영지침 상 지원범위가 동단위 집적지 특화업종 지원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타 지역 동일업종 소공인들의 지원 문의가 끊이지 않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함 이사는 지적했다.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없는 지역에서는 소상공인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는 지원 프로그램이 소상인에 맞춰져 있어 소공인을 위한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함 이사는 산업단지공단, 테크노파크, 디자인센터 등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집적지 특성에 따라 특화업종 지원센터와 지역 지원센터 등 센터 기능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하드웨어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 보다 타 기관 및 소공인이 보유한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는 네트워크 사업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소공인특화지원센터에 관한 정책을 수립할 때 제조 장비 구축보다 공용활용 시설 중심의 지원 기반 구축을 고려하고, 집적지 성장비전을 토대로 생태계활성화 관점에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공인특화지원센터 별로 정부 지원이 종료된 이후 소공인 지원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