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 5000만원을 대출받아 이자를 꾸준히 납부했다. 그런데 만기를 한 달 앞둔 상태에서 배우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거액의 병원비 부담으로 대출원금을 갚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시름이 깊어졌다.

중소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B씨는 거래처의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자금난을 겪었다. 급기야 은행대출 5억원의 2개월분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게 됐다.

9일 금융감독원이 낸 자료에 의하면 이들 A씨와 B씨는 모두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개인사업자 프리워크아웃(pre-workout)’의 혜택을 봤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의 대출이 부실화되기 이전에, 금융회사가 채무상환부담을 경감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채무자는 채무상환부담이 경감되고, 은행은 자산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사례로 든 A씨는 거래은행에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해 원금상환 만기를 1년간 연장받았다. B씨도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거래은행은 B씨의 과거 채무상환 실적이 양호하고 사업체의 수익성과 재무상태가 좋다고 판단했다. 은행은 B씨가 2개월간 미납한 연체이자를 감면해주기도 했다.

금감원은 대부분 국내은행이 2013년 중에 이 제도를 신규 도입하거나 확대시행했다며, 현재 17개 국내은행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중에 국내은행은 7209건, 8872억원의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채무상환부담 경감을 지원했다. 이 규모는 2013년 대비 2907건(67.6%), 1509억원(20.5%) 증가한 것이다.

한편 프리워크아웃 지원실적은 국민, 하나, 신한, 수협, 농협 등 5개 은행의 이 전체의 79.9%(7089억원) 차지하고 있어 눈에 띈다. 금감원은 다른 은행이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이 비율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비율은 2013년상반기88.2%에서 지난해 79.9%로 낮아진 것이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