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 과장이자 쌍둥이의 아빠인 A씨는 얼마전 육아를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예전에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다른 남성 직원들도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분위기라 회사 측도 흔쾌히 허락해줬다고 A씨는 말한다.

A씨처럼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 근로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남성 육아휴직 근로자는 8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사회적 관념이 조금씩 바뀌면서 아빠들의 육아휴직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아빠의 달’ 제도 등도 남성 육아휴직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빠의 달 제도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첫달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로 지원하는 제도다. 가령 엄마가 육아휴직을 쓴 뒤 아빠가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면 아빠는 첫달에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40%(최대 100만원)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 근로자 수가 더 많이 늘었다. 올해 1분기 대기업 남성 육아휴직자는 4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명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 남성 육아휴직자는 4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용노동부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남성 육아휴직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요즘은 당당하게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아빠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남성 육아휴직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일·가정 양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성을 포함한 전체 육아휴직 근로자 수는 올해 1분기 1만97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2% 증가했다. 이번 통계에서 공무원과 교직원은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