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보험사들이 약관에 명시된 질병에 대해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음에도 ‘내부기준’을 들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소비자 몰래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감독당국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17일 밝혔다.

금소연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A씨는 2006년 6월에 동부화재보험 무배당컨버전스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2014년 1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허혈성심질환 검사를 받아 2015년 1월 최종 진단을 받고 동부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그러나 동부화재는 내부기준에 의해 심혈관 협착이 50% 이상이 돼야 지급이 가능한데 30% 이하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 할 수 없다고 지급거부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올 2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금감원으로부터 이미 법원에 민사조정을 신청했기 때문에 분쟁조정을 진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통해 A씨는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기 10일 전에 이미 동부화재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금소연은 “허혈성심장질환진단비특별약관에 보상하는 손해 항목에는 ‘회사는 최초의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진단 확정된 경우에는 이 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라고 명시돼 있다”라며, “보험사가 주장하는 협착치 50%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음에도 약관을 무시하고 ‘의사협회 기준’에 따른 내부기준을 들먹이는 것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태로 약관 해석의 원칙인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A씨와 동부화재 사이에는 2월 지급거절 통보 이전까지 아무런 분쟁이 없었으며, 동부화재 직원 역시 제3의 병원에 병의 진단을 의뢰하자고 말했을 뿐 소송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금소연 이기욱 사무처장은 “약관에 명시된 조건을 소비자에게 이해도 못시키면서 자의적으로 해석해 지급 거절하는 행태는 공정성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이며, 소비자를 압박하기 위해 결과를 알리지도 않고 10일전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도덕성이 크게 결여된 것”이라며, “보험사는 약관에 명시된 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되며, 금융당국은 이런 사안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특별감사를 통해 재발방지 및 소비자피해가 발생 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