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서울지역에는 비가 내렸다. 그런데 미세먼지 농도는 예보등급 ‘나쁨’에 해당하는 109에 달했다. 4월 들어 비오는 날이 늘면서 황사에 미세먼지가 주춤하긴 했지만, 미세먼지의 수준은 이제 비만 오면 해결될 일의 범주를 벗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등 45명의 의원들이 공동으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대책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런데 촉구 이유 중 이상적인 부분이 있다. 미세먼지가 황사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건너오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일정부분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결의안은 제안이유로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밝히면서 “실제로 전체 미세먼지의 30%에서 50%만이 중국에서 온 미세먼지이며, 나머지 50%에서 70%의 미세먼지는 자동차 매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 발전소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국내에서 생성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원인물질의 실질적인 저감을 위해 대도시 지역의 차량부제 운행, 친환경차 보급 확대, 노후자동차 관리와 같은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민행동요령 홍보와 마스크 개발 및 보급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존에 부합될 수 있도록 강화하고, 중국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과, 관련기술개발, 수도권에 집중된 측정망의 전국 확대 등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결의안인 미세먼지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정한 1등급 발암물질이며, 경기개발연구원 환경연구실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연간 약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이것으로 충분히 설명됐으리라고 본다.
문제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결의안대로라면 국내에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활동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4월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거나, 불법적으로 방출해온 업체들을 21곳 적발했다. 환경부 역시 건설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비산먼지 제거시설을 5월까지 점검하고 있다.
이런 점검은 환경규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많은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법이 의무로 정한 환경규제를 회피하는 기업들이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불어 환경시설 설치비용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운영 상 지켜야 할 법규에 대한 교육 등도 필요한 부분이다. 손 놓고 비오기만을 기다려도 소용없는 시대이니, 중국 탓만 할 때가 아니라 정부와 기업, 시민들이 힘을 합쳐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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