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형태가 없는 소프트웨어(SW)는 제값을 받기 어려웠다. 무형자산을 하나의 완제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풍토 때문이다. 정부가 이같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부문 SW구축사업에 ‘설계’와 ‘구현’을 분리발주하는 공공SW사업 분할 발주방식을 시범적용한다.

분할발주 대상 시범사업 개요

<자료=조달청>

조달청과 미래창조과학부는 4월 중 3개 공공정보화사업에 대해 분할발주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상 시범사업은 조달청의 ‘e-발주지원 통합관리시스템’(33억9000만원), 우정사업본부의 ‘보험고객정보통합시스템’(14억2000만원), 대구도시철도공사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통합회계시스템’(11억8000만원)이다.  

SW분할발주 제도란 시스템 개발시 고도의 기술력·창의력을 요구하는 기획·설계 부분과 개발 및 구축과정을 별도 사업으로 분리해 발주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실행 방식은 크게 2가지로, 설계와 구현사업을 별도의 사업으로 발주하는 ‘설계 분할’과  2∼5인 이하의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팀이 구성원 분담내용(설계와 구현)에 따라 계약을 이행하는 ‘설계우선’이 있다.

SW사업 분할발주 도입방안

<자료=조달청>

조달청은 이같은 발주방식을 위해 세부 규정도 새롭게 마련했다. 우선 설계서의 하자, 납품지연 책임 등으로 설계와 구현사업자 간 분쟁을 막기 위해 ‘소프트웨어용역 계약특수조건’을 만들었다. 또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명확히하고 설계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SW사업 개발공정별 표준산출물’ 관련 규정도 도입한다. 재작업이나 과업 변경 시 계약금액 조정을 위한 ‘계약금액 조정가이드’도 마련됐다.

현행 발주방식(일괄발주)와 분할발주 비교

<자료=조달청>

그동안 공공SW사업은 설계 과정에서 사용자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최종 단계에서 추후 과업이 발생하는 일이 빈번했고, 이 때문에 수주기업들이 기한 내에 과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주말근무 등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감내해야 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SW산업협회가 공공SW사업을 수행한 11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가 제안요청서(RFP)가 불명확해 과업이 추가·변경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같은 재작업은 대가가 없는 경우가 많아 SW기업의 수익악화를 불러왔다.

미래부와 조달청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SW사업자간 역할분담, 사업의 효과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규정 정비 등 SW사업 분할발주 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이번 분할발주 시범사업은 SW 업계의 숙원인 ‘제값받기’ 실현을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일”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SW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될 수 있도록 공공SW사업 발주시스템을 혁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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