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원화 강세,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증가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주권상장법인 1536곳과 비상장 주요기업 195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속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주요 기업의 매출액은 2013년에 비해 1.5%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0.1%)에 견줘도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주요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16.9%를 기록한 후, 2011년(12.6%), 2012년(4.9%), 2013년(0.7%)까지 미끄럼질을 계속해 온 터다.

매출액증가율은 전기전자, 석유화학, 전기가스업 등이 포진한 제조업(0.7%→-2.5%)의 비제조업(0.8%→0.3%)보다 하락폭이 컸다. 특히 ‘샤오미에 치이고 애플에 밟히는’ 휴대폰을 비롯한 전기전자 분야 매출액은 무려 7.3% 감소했다. 2013년(7.2%)에 견주면 천당에서 지옥으로 직진한 셈이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 팀장은 “수출기업의 고전, 유가 안정에 원화도 강세여서 원화로 환산한 기업매출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총자산증가율(3.2%→3.0%)과 유형자산증가율(3.5%→2.5%)도 뒷걸음했다.총자산증가율은 제조업(4.0%→2.7%)이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지만, 비제조업(2.0%→3.3%)은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유형자산증가율은 금속제품, 산업용기계,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2.2%→1.4%), 비제조업(5.0%→3.7%) 모두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주요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3%로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이 수치는 4.7%였다. 제조업(5.9%→4.5%)은 석유화학, 전기전자, 조선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고, 비제조업(2.8%→4.0%)은 전기가스업,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탔다.

성장성과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성공가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들 주요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91.9%로 2013년 95.5%에서 3.6%p  개선됐다. 차입금의존도도 25.8%에서 25.3%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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