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노조 결성률은 87.2%에 이른다. 중국 영토에 설립된 기업이라면 중국기업, 외자기업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공회(公會)’를 설립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회는 우리나라의 노조와 같은 의미다.

노사발전재단이 23일 개최한 ‘중국 노동현황 설명회’에서 중화전국총공회(이하 총공회) 조직부 양쥔르(杨军日) 부부장은 “중국은 2013년 6월 현재 공회조직이 275만개, 공회 회원수가 2억8000명에 이를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조합을 갖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기업도 공회를 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으로 정한 ‘공회경비’ … 세무당국에 세금처럼 납부하기도

중국은 기업 발전과 근로자 권리 보호를 취지로 공회 설립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기업은 물론 외자기업도 공회를 설립해야 하며, 매월 전체 직원 임금총액의 2%를 공회경비로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는 동사장이나 총경리 등 내외국인을 막론한 모든 직원의 임금이 포함된다. 이 경비는 공회의 활동비로 사용된다.

KOTRA 칭다오 무역관에 따르면 기업이 낸 공회경비의 40%는 상급공회에 상납해야 한다. 나머지 60%는 공회가 활동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광둥성 등에 설립된 기업은 2013년 8월1일부터 지방세무국에서 공회경비 및 공회설립준비금을 대신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준조세 걷듯 세무당국이 걷어간다는 의미다. 기업은 매월 15일까지 지방세무국에 공회경비를 납부하고, 이 중 60%는 기업의 공회계좌로 돌려받고 있다.

한국기업이 지급하는 월 임금 수준

단위:위안 <자료=중국 노동현황 설명회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초미의 관심사 ‘공회설립준비금’ 및 외국기업 유예기간은?

그러나 그는, 최근 국내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공회설립준비금’ 징수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공회설립준비금은 공회를 설립하지 않은 기업에게 공회비와 동일하게 전체 직원 임금총액의 2%를 징수하는 것이다. KOTRA 칭다오 무역관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총공회가 지방세무국을 전면에 내세우고, 공회설립준비금을 내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양 부부장은 이에 대해 “외자기업 중 공회결성을 꺼리는 경우가 드물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실제 공회설립준비금을 징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답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공회를 설립하지 않은 기업들에게는 공회설립준비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회를 설립한 기업이 공회경비를 내야 하는 것은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 징수하는 공회설립준비금은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 공회비 연체에 대한 법률적 책임이 명시돼 있는 반면 공회를 설립하지 않은 기업이 공회설립준비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법적 책임이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외자기업의 경우 기업을 설립하고 바로 공회를 결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어느 정도 유예기간을 받는다. 하지만 외자기업에게 허용하는 공회설립 준비기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고, 기업이 ‘정상적으로 생산활동을 할 수 있을 때’ 공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후에도 공회를 결성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지방정부에서 실시하는 우대정책에서 제외하는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총공회가 직접 방문해 설립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韓기업, 긍정적 효과에 대부분 공회 설립”

그는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공회를 설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회 설립이 긍정적 성과를 낸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회 결성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때, 노조위원장이 근로자들에게 경영개선과 관련된 의견을 모았고, 근로자의 76%가 참여해 2290건의 경영개선 의견을 제시했다. 회사가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매출이 늘어나 근로자들의 임금을 높여줄 수 있었다. 노조의 힘으로 전화위복을 이룬 셈이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국가기관이 근로자의 이익과 관련되는 법률, 법규, 규장 등에 관해 기안을 만들거나 개정할 때 반드시 공회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총공회는 노동이슈 관련 법률 초안을 공포해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입법절차에서 의견을 내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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