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대를 맞아 금융시장의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자료=비자트>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연구위원은 최근 공개한 ‘금리 하락에 따른 머니무브 가능성 평가와 업권별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융시장의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상대적인 수익률 측면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금융상품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예·적금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에 돈을 맡긴 고객이 자금의 운용처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같은 머니무브 현상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지난 2007년 발생했다. 당시 펀드 수익률이 높아져 펀드투자가 매력적인 자금운용수단으로 부상했고 단기간에 주식형펀드에 돈이 몰렸다. 이른바 펀드열풍이 불면서 2007년 4월 51조원이었던 주식형펀드 규모는 1년4개월 만인 2008년 8월 144조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2007년 하반기에 예금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593.4조원에서 577.9조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 2008년 초반 은행권이 특판예금 판매 등을 통해 수신을 다소 회복했고, 2008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소위 은행권에서 펀드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은 사그러 들었다.

보고서는 지난해까지 안정자산 선호 영향 등으로 원화예금이 늘었지만, 은행 수신의 만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 등으로 단기화된 은행권의 예금자산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은행권이 장기 특판예금 판매 등 수신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펀드 열풍 당시 특별예금 판매 등을 통해 자금이 은행권에서 급격하게 이탈하는 것을 막은 경험이 있다. 이와함께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운용능력을 높일 것을 보고서는 주문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