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190x120cm oil, conte on arches oil paper 2013

작가 반경란은 지난 개인전을 통해 ‘인간의 죽음’, ‘구원’, ‘절대적 존재와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작가는 ‘초월적 존재’의 영역에 문을 두드린다. 작품 ‘침묵’ 시리즈는 이러한 작가의 성찰을 현대회화로 표현하며,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고요함, 그리고 ‘구원의 갈망’에 대한 정제된 언어를 보여준다.

귀향 45x38cm pencil on paper 2011

“누구나 스스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존재이며 ‘죽음’을 자신의 인생과 불과분의 관계로 생각한다면 구원의 의미에 대해 한 번 정도는 성찰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구원의 문제는 비가시적이며 초월적 신성의 영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는 과정은 인간의 이성과 언어의 영역에서 논의되기는 어렵다. 이것은 우리의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구원의 의미를 ‘침묵’ 속에서 발견하고 회화로 표현해 보고자 하였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간과 절대적 존재와의 관계를 재고해 보고 싶었다.

‘침묵’은 우리의 삶 속에서 언제나 존재한다. 단지 우리의 말이, 우리의 수다가 그것을 드러나지 못하게 할 뿐이다. 나는 이러한 침묵을 인간과 자연의 형상을 빌어 그림 속에 표현한다. ‘침묵’ 속에서 우리의 나약함과 유한성을 바라보고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초월적 존재와의 소통과 구원에 관한 계속적인 언급과 표현은 물질과 죽음의 유희를 추구하는 현대 회화 속에서 우리가 계속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 존재는 죽음 너머의 세계 속에서 그 진정한 정체성을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며, 기술의 발달과 무관하게 인간의 육신과 영혼은 언제나 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작가노트 중)[정리=키스갤러리 이유미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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