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상생결제시스템의 확산을 위해서는 공급망 정보화와 불공정거래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9일 발표한 ‘대·중소기업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의 의미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동반성장의 무게중심이 대기업-1차 협력기업에서 2차 이하 협력기업으로 이동했으나, 공급망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정책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생결제시스템이란 대기업이 1차 협력사에게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2·3차 이하 중소기업이 낮은 수수료로 현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지난 4월1일 최초로 도입됐다.
상생결제시스템 개념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예를 들어 구매기업이 1차 협력기업에게 상생매출채권을 발행하면, 1차 협력기업은 이것의 일부만 은행을 통해 현금화하고 2차 협력사에게 현금처럼 매출채권으로 결재하는 방식이다. 2차 역시 일부를 현금화하고 3차 협력사에서 매출채권으로 결재하게 된다.
이 경우 매출채권을 은행에서 현금화하는 할인율은 대기업의 신용도를 기준으로 일정하게 적용한다. 1·2차 협력사가 개별적으로 어음을 발행하고, 또 이것을 개별 기업의 신용도로 현금화하는 것에 비해 할인비용이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어음부도의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
기존에는 대기업의 신용도를 통한 이익이 1차 협력사에게 한정됐었으나, 상생결제시스템에서는 이것이 2차 이하의 협력사에게도 전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채권을 통한 결제가 하위 협력사들에게 단계별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현재도 대기업으로부터 현금으로 지급받고도 하위 협력사에게 지급받은 현금 미만으로 현금결제를 하는 경우는 하도급법 위반이다. 하지만 현금수령 후 어음지급이나 결제지연, 과소지급, 체불 등의 불공정한 결제관행을 파악하기 곤란해 문제점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기존 결제 관행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만으로 관행 개선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산업별 고유 특성에 따라 2차 이하 협력기업을 동반성장 정책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공급망 내 기업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공급망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상생결제시스템 확산, 성과공유제를 유도하는 것이 동반성장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공급망 내 정보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을 위한 공급망 정보화가 진행되면, 구매기업의 납품대금 인하 압력을 포함한 여러 부당한 경영간섭 행위가 발생 가능”하다며, “따라서, 시스템 도입에 따른 자본비용 감소 혜택이 해당 협력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장치(관리·감독 기능)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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