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종 스타트업 간 갈등이 서로를 죽이는 모양새가 돼가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부동산 모바일 앱 ‘직방’과 ‘다방’의 갈등이 바로 그것이다. 직방은 채널브리즈라는 스타트업이 2012년 1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것이고, 다방은 스테이션3라는 스타트업이 2013년 7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올 1월 미디어윌이라는 중견기업에 인수됐다. 스타트업 대 중견기업의 대결구도가 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들의 논란은 다방이 지난 2월 직방을 공정위에 제소하면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직방이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경쟁사 앱을 이용하지 못하게 유도했다는 이유였다. 직방은 다방의 모든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방과 다방, 그리고 이들 사이에 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주장이 서로 상충되고 있는 가운데, 짚어볼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직방보다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다방이 직방의 홈페이지 디자인 및 앱 서비스 기능 등을 모방했는지 여부다.

직방 관계자는 직방이 발로 뛰며 어렵게 개발·구축한 서비스를 다방이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직방과 다방의 홈페이지와 앱을 살펴보면, 유사한 디자인과 기능이 보인다. 먼저 직방과 다방의 홈페이지의 구도가 비슷하다.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광고모델이 등장하고, 그 뒤로 보이는 유사한 배경화면 이미지가 보이는 것 등의 구도를 말하는 것이다. 직방 관계자는 다방 홈페이지의 배경화면 이미지가 직방의 것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다방의 배경화면 이미지가 약간 흐릿하긴 하지만 유사성을 띄는 것은 사실이다. 앱의 기능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방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은 직방과 다방 모두 동일하다. 

직방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사실 여부는 공정위의 조사결과에 달렸다. 만일 공정위가 직방이 불공정 거래행위를 했다는 판결을 내린다면, 직방은 이에 따라 서비스 정책 등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중견기업의 계열사로 자리 잡은 다방 역시 직방이 수년간 고생해 개발한 서비스를 침해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 직방도 다방이 ‘직방 따라하기’를 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꼬집어야 한다. 수차례 실패를 반복하며 어렵게 시작했을 스타트업 기업들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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