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는 하마’ 민자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국민부담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기국고채 금리를 조달비용으로 놓고 수익형 민자사업의 수익률과 견준 결과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세금부담 완화’라는 민자사업의 기초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수익형(BTO) 민자사업의 수익률을 장기 국고채 금리와 비교한 결과, 재정사업이 민자사업에 비해 국민부담이 오히려 적어진다는 골자의 자료를 29일 냈다. BTO 사업의 수익률이 장기 국고채 금리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민자사업이 낮은 이율의 자금조달을 통한 재정사업보다 더 높은 비용을 유발한다는 의미다. 경실련은 지난달 30일 민자사업 재정지원 현황분석을 통해 민자사업 사업비 중 상당부분이 국고에서 재정지원되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경실련은 “민자사업의 도입취지는 재정 효율성을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SOC)을 공급하는 것이지만, 실시협약당시 결정되는 수익률은 상단의 표와 같이 ‘이상할 정도의’ 고수익률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구조화를 통해 수익률을 4.86%(세후 경상)로 낮춘 서울지하철 9호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 사업의 경우, 협약당시 수익률은 14.35%에 달한데다, 민간의 장기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제공하는 프리미엄 등의 기준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고수익을 보장케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왔다고 날을 세웠다.

경실련은 또 상단의 표처럼 “발행된 장기 국고채의 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낮은 이율로 자금 조달이 가능했지만, 수익형 민자사업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민자사업의 최소수입보장(MRG) 기간과 동일한 30년 국고채의 지난해 금리는 3.5%로 BTO 수익률에 견주자면 1/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고채를 풀고 사업비를 조달해 재정사업으로 실시하는 것이 재정적인 측면이나 시민들의 요금부담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 ▲20년 장기 국고채가 2006년 5.4%에서 2013년 3.5%로 하락했지만, BTO 민자사업 수익률은 2006년 10.8%에서 2013년 10.2%로 여전히 고수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10년 국고채 역시 2000년 7.8%에서 3.2%로 하락해 국고채 자금조달이 재정 절감에 유리하다는 점, ▲민자사업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5년 단기 국고채도 1995년 12.5%에서 지난해 2.8%로 하락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경실련은 최근 최근 정부가 도입을 발표한 ‘수익․손익공유형 민자사업’도 정조준했다. 이 방식의 민자사업 수익률은 5~6%대로 BTO보다는 상당부분 낮아졌지만 장기 국고채와 견주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시설 투자비와 운영비용의 일부를 보전할 계획으로, 정부 주장과 달리 재정지원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 사례로 국토교통부의 민자도로 건설비 지원금은 2011년 689억원에서 2012년 3000억원, 2013년 7700억원을 기록하다 지난해 1조414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는 점을 들었다. 경실련에 의하면 이 사업에는 올해 이보다 많은 1조7346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결국 금리인하 등으로 사업비 조달을 위한 제반여건이 충분한 상황에서 더 이상 특혜를 제공해가며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민자사업을 실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국가부채 증가라는 변수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무분별한 민자사업 방지라는 미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꼭 필요한 SOC만 공급하게 돼 대형사업 남발과 시민부담 폭증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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