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법 제4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부당한 하도급대금으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만일 복수의 수급사업자에게 단가를 제각각 다르게 인하한 경우라면 법망을 피해갈 수 있을까?

4월2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공정거래법·하도급법 대응전략 설명회에서 하도급법에 관해 발표한 공정거래위원회 송명현 사무관에 따르면, 대답은 ‘아니다’다.

실제로 A사는 20개 수급사업자에게 두 차례에 걸쳐 3.2~3.5%의 단가를 일괄 인하했고, 6개 사업자에게는 두 차례에 걸쳐 3.4~3.5%의 단가인하를 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부당한 단가인하로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법원까지 간 이 사건은 결국 공정위의 승리로 끝이 났다. 대법원이 위법성 요건을 폭넓게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한다는 개념을 엄밀하게 정의한 뒤, “결정된 인하율이 수급사업자별로 어느 정도 편차가 있다 하더라도 위 기준에 비춰 전체적으로 동일하거나 일정한 구분에 따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도급법 상 부당한 대금인하 행위 유형

<자료=하도급법 4조>

경쟁입찰 시 정당한 이유 없이 입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역시 하도급법 위반이다. C사는 총 19개의 공사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18개 수급사업자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입찰가보다 3~22%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C사는 구두로 추가협상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들어 반박했으나, 고등법원은 당초 추가협상이 필요한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구두로 고지한 경우는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입찰금액보다 낮은 하도급대금 결정이 정당한 사유로 이뤄졌다고 대법원이 인정한 경우도 있다. D사의 경우 아파트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의 시공사업자를 선정했는데, 이 사업자가 일부 시공 이후 공사를 할 수 없게 되자 재입찰에 들어갔다. 새로운 사업자 역시 최저가 입찰로 공사를 따냈는데, D사는 이 새로운 사업자에게 입찰가에서 기존 시공분의 자재대금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D사가 사전에 입찰참가자들에게 기 시공분에 대한 정산금액을 최저입찰가에서 공제하겠다고 설명했다는 사실과, 이에 따라 확정된 정산금액을 입찰가에서 공제한 뒤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는 점을 고려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봤다.  

부당한 수령 지연행위 관련 조항

<자료=하도급법 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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