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과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30대 그룹의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0대 그룹 278개 계열사의 비업무용 부동산 장부가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2년 27조6100억원에서 2014년 31조6500억원으로 2년 새 15%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2012년 5조9000억원에서 2014년 7조5000억원으로 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비업무용 부동산 투자액의 대부분은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은 2013년에 5800억원, 2014년에 7500억원을 들여 영국과 중국 소재 빌딩을 매입했다.
포스코그룹은 2012년 8400억원에서 2014년 2조원으로 배 이상 덩치를 키웠다.
지난 2년 사이 기업별로 부동산 투자액의 증가분을 살펴보면 ▲현대 5400억원 ▲현대자동차 4900억원 ▲미래에셋 4500억원 ▲KCC 2600억원 ▲두산 1500억원 ▲현대중공업 1500억원 ▲롯데 1300억원 ▲OCI 1200억원 ▲대림 1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30대그룹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일자리나 R&D 투자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최근 CEO스코어가 발표한 30대그룹 R&D 투자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4년 30대그룹의 총 투자액은 148조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부동산 투자를 대폭 늘린 현대와 포스코도 R&D 투자액은 전년 대비 50.2%, 42%씩 줄였다.
일자리 창출 실적도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30대그룹 274개 계열사의 전체 직원 수는 102만3574명으로 전년 대비 1.3%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 증가율은 1%, 계약직은 4.2%였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2012년 이후 대기업들이 투자나 고용에는 소극적이었으나 비업무용 부동산 투자에는 적극적이었다”면서 “30대 그룹이 재테크 수단으로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의 건물 및 구축물, 국내외 부동산, 건설 중인 자산 등을 보고서상에 기재된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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