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모습 <사진=pixabay>

6일 대한건설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부의 이번 규칙 개정안은 중소 종합업체의 물량을 일방적으로 빼앗아 전문업체에게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가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에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9일 소규모 복합공사의 범위를 기존 3억원 미만에서 1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건설산업기본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소규모 복합공사란 2개 이상의 전문공사로 구성된 복합공사로, 발주 예정가격이 3억원 미만인 공사를 말한다.

3억원 이상 복합공사의 경우 종합건설업체가 발주처로부터 수주를 받아 이를 다시 업종별로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주지만, 소규모 복합공사는 전문건설업체가 발주자로부터 원도급자로 직접 수주할 수 있다. 따라서 소규모 복합공사의 범위가 10억원 이하로 확대되면 지금까지 종합건설업체들이 수주하던 공사를 전문건설업체도 수주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소규모 복합공사 상한선을 10억원으로 조정하려는 이유에 대해 “종합·전문건설업체 간 칸막이식 업역 규제를 개선해 발주자의 선택 기회를 넓히고 공사 도급단계를 단순화해 공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협회는 “국토부가 발주자의 선택 기회를 넓힌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종합업체의 공사 물량을 빼앗아 전문업체로 이전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번 규칙 개정이 “업역 유연화의 명분으로 포장 전문업체에게만 혜택을 주는 편파적인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소규모 복합공사 업체별 계약액

<자료=국토부, 2013년 기준 각협회 통계연보>

건설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3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의 복합공사는 총 14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70%인 10조1000억원을 종합건설업체가 수행했다. 이들은 소규모 복합공사의 범위가 10억원 미만으로 확대되면 기존 수주 물량 중 최대 6조5000억원 가량이 전문건설업체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협회는 특히 “종합건설업체 중 중소업체의 비중이 98% 이상이고 이들의 수주 건수 가운데 78.7%가 10억원 미만의 복합공사인 상태에서 중소 종합업계 물량을 전문업계로 강제 이전시키는 정책은 중소 종합업계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가 확대되면 종합업계에서 전문업체로 이전되는 물량은 1807억원으로 그 영향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건설협회는 국토부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을 내놨다. 건설협회는 “거래비용 절감 계산방식을 단순히 하도급 1단계 축소로 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거래비용은 건설안전 및 재해, 부실공사, 임금체불 등의 사회적비용을 모두 반영해야지 단순히 하도급 한 단계 줄인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건설협회의 입장에 대해 국토부는 “칸막이식 업역규제를 유연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입법예고안을 철회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종합건설업체의 의견을 일부 수렴해 절충안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협회는 조만간 지역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국토부를 항의방문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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