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매장내 입점 상인들에게 관행적으로 해 온 시설물 공사 등의 시공업자 강요가 금지되고, SSM 업체는 계약기간 중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할 수 없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대형 튜유통업체와 중소상공인 간의 임대차계약서, 상품공급계약서, 시설물 및 영업권 매매계약서상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

이번 심사대상 대형 유통업체는 3개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4개 기업형 슈퍼마켓(롯데슈퍼, GS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상 매출액 순)이다.

임대차계약서는 대형 유통업체(이하 유통업체)가 매장내 입점업체와 맺는 계약서이며, 상품공급계약서는 유통업체와 동네 중소슈퍼마켓(이하 동네슈퍼) 간에 상호·상표 사용과 상품공급을 위해 맺는 계약서다. 시설물 및 영업권 매매계약서는 유통업체가 동네슈퍼를 인수해 신규 점포를 출점할 때 사용하는 계약서다.

대형유통업체, 시공관리권만 갖도록 고쳐

<자료=공정위>

먼저 임대차계약서에서 지정 시공업체 이용강제 및 비용상환청구권 배제 조항이 삭제됐다. 현행 계약서는 내장공사시 유통업체가 지정한 시공업체에게만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내장공사에 소요된 비용 등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공정위는 해당내용을 삭제하고 대형 유통업체는 시공관리권만 갖는 것으로 시정했다.

<자료=공정위>

임차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임대인이 계약기간 중 자유롭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중도해지 조항도 손봤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이 적용되는 임대차계약의 경우 법에서 보장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배제할 우려가 있는 중도해지 조항을 삭제하거나  서면합의를 거치도록 시정했다.

<자료=공정위>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점유를 이전하지 않는 경우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임차인의 소유물을 반출할 수 있던 자력강제 조항도 삭제하거나 적절한 절차를 거친 후 반출하도록 시정했다.

한편 임대차계약상 발생한 채무가 아닌 별도의 채무까지 임대보증금에서 자동으로 공제되도록 하거나, 임차인이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하고 점포를 우선 명도하도록 한 것도 개선했다. 임대차계약과 관련된 채무만 자동공제하고,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과 임차인의 명도의무가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외에 임차인의 명시적인 의사표시 없이 ‘제소전화해’ 조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한 것을,  ‘명시적 별도 합의하’에 제소전화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정했다. 제소전화해란 민사 소제기 전에 화해신청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로, 화해의 효력이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하다.

상품공급점 반경 300m, 직영점도 개설 못해

상품공급계약서에서는 상품공급점(직영점 또는 가맹점이 아닌 개인슈퍼가 상품공급을 받으면서 상호를 사용하는 경우)에서 300m 이내의 영업지역을 보호하는 부분에서 ‘직영점’을 예외로 둔 조항을 삭제했다. 

계약기간 중(통상 3년) 법령 또는 정부정책의 변경으로 유통업체가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곤란하게 될 경우 ‘아무 배상책임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삭제하거나 그 절차를 상호 협의하도록 했다.

슈퍼마켓 시설물 및 영업권 매도 후 계약당사자뿐 아니라 ‘특수관계인’까지 경업금지 의무를 부과하거나 야채·생선·과일·공산품 등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동종업종의 범위를 규정한 조항을 시정했다. 계약당사자에 한해 소재지로부터 최대 반경 1km 이내에서만 동종영업(슈퍼마켓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시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앞서 입점상인들이 불공정 임대차계약서로 권익을 침해받고 있다는 경실련의 제보와 SSM 개점을 위한 계약서가 중소상공인에게 불리하다는 중기청의 개선요청이 있어 약관심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심사대상 불공정 약관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중소상공인은 민사소송 전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설치된 약관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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