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사태에 비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까지 겹쳐 진퇴양난에 빠진 내츄럴엔도텍이 결국 대국민 사과문을 6일 발표했다. 스스로 리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위기를 자초했다는 사실을 통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내츄럴엔도텍은 6일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현재 창고에 보관중인 백수오 재료는 폐기하고, 앞으로 백수오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체에 유해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납품분으로 만든 제품은 시중에 유통된 적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기존 완제품에 대한 식약처의 전수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모든 민·형사상의 소송을 철회하고 한국소비자원의 정책 및 업무에 적극 협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내츄럴엔도텍은 한국소비자원에 대한 소송과 조사결과 공표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바 있다. 소비자원 조사책임자를 대상으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형사고발 조치도 취했다.
지난달 30일 소비자원의 보도자료를 보면 소송 전후의 사태진행 추이를 짐작해볼 수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내츄럴엔도텍은 당초 소비자원과의 1차 간담회에서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원료(원물) 전량을 자발적으로 회수·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2차 간담회에서는 식약처 약전시험법으로는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소비자원의 자발적인 회수·폐기 권고를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을 대상으로 한 소송도 이 시기 이후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내츄럴엔도텍은 자발적 리콜조치라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소비자원의 조사가 이전 식약처 조사와 결과가 달랐다는 점에 주목해 소송과 식약처 재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실패한 것이다.
심지어 현재 유통되는 제품은 다른 재료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내츄럴엔도텍의 주장 역시 의심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내츄럴엔도텍은 현재 유통중인 제품에는 문제가 된 원료가 사용된 적 없으니 안전하다고 주장했으나, 소비자원은 이에 대해 “소비자 피배배상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태를 지난 4월로 돌려보자. 내츄럴엔도텍이 자발적 리콜을 선택했다면 사태가 이렇게 충격적으로 진행됐을 지는 의문이다. 자발적 회수를 선택했다면, 관련법에 따라 소비자 피해범위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원과 협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번 식약처의 잘못된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내츄럴엔도텍 역시 피해자라는 주장을 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리콜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해서라면 소비자원과 정밀한 합동조사가 불가피했을 것이니,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속인 것이 아니었으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미지를 획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관리에 취약하다. 이런 반면교사들을 토대로 리스크 관리의 사례를 분석해 하나하나 배워나갈 필요가 있다. 내츄럴엔도텍 사례를 꼼꼼히 살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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