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통신비로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알뜰폰.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사 3사가 구축한 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통3사에 비해 저렴한 통신비를 제공한다. 알뜰폰으로 나온 단말기 기종 가운데 최신형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10~30대 젊은층보다 60대 이상의 노인층에서 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의 월 평균요금은 1만5700원, 이통3사의 월 평균요금은 3만6400원이었다. 무려 2만원 가까이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최신 유행이 아닌 조금이라도 저렴한 휴대폰을 사용하려는 어르신들에게는 효자폰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알뜰폰 판매자들이 이런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행위를 일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서울시와 한국소비자원은 어버이날을 앞둔 6일에는 알뜰폰 사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알뜰폰 구매 관련 피해 주의경보’를 발령하기까지 했다. 이들에 따르면 알뜰폰 구매 관련 피해건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었으며, 피해의 60%가 60대 이상이었다. 발표된 내용 가운데 치매에 걸린 노인의 피해사례 등도 포함돼 안타까움이 크다. 또 주로 전화로 판매하는 방식이 많아 피해에 노출되기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 형태는 다양했다. 한 70대 노인은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주고 통신비로 매달 2만7000원만 내면 된다는 A이동통신사의 안내를 받고 가입을 하게 됐다. 가입 후 청구서가 오지 않아 자녀가 대신 확인을 했는데, 그가 가입한 통신사는 A이동통신사가 아닌 Aa알뜰통신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알고 보니 휴대폰도 최신형이 아닌 구형이었고, 요금도 안내 받았던 것보다 많이 청구 됐다. 다른 사업자의 명칭을 사용한 것은 물론, 안내했던 내용과 다르게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한다.

중고제품을 새 제품으로 속여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노인은 이동통신사업자 매장에서 알뜰폰을 구입했는데, 휴대폰에는 다른 사용자가 저장해 놓은 40여개의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판매자에게 항의했지만 판매자는 제조사에 항의하라며 책임을 회피했을 뿐이었다. 이러한 사기 행태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알뜰폰 구매 관련 피해구제 신청한 건수가 2012년 4건, 2013년 36건에서 지난해 78건으로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70대가 33%, 60대 19%, 80대 7%등이었다.

올해 알뜰폰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4월21일 기준 알뜰폰 가입자수는 504만명을 기록했으며, 이동전화 시장에서 알뜰폰의 비중도 2013년 3월말 2.88%에서 올 4월21일 기준 8.79%까지 늘어났다. 시장을 키우고 정상적인 플레이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복잡한 가입절차나 다양한 상품을 볼모로 노인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상혼은 더더욱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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