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삼남매에 대한 승계 작업이 절반가량 진행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지난해 초 22.2%에서 올해(5월7일 기준) 47.5%로 25.3%p나 증가했다.

주식자산 승계율이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자녀들에게 이전된 주식자산의 비율을 말한다. 

조사 기간 내 이건희 회장과 리움미술관 홍라희 관장의 주식가치는 13조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는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234.7%나 급증했다.

이들의 주식가치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며 제일모직과 삼성SDS를 상장시켰기 때문이라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자산 평가액은 지난해 초 2조6000억원에서 1년 4개월 만에 7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주식 평가액은 1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삼성SDS는 4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0.57%), 삼성생명(0.06%), 삼성화재(0.09%), 삼성자산운용(7.70%)의 지분도 보유 중이다.

이부진·서현 사장 역시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을 각각 7.75%와 3.90%씩 보유해 주식가치가 3배 이상 높아졌다. 이부진 사장은 62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276.8%, 이서현 사장은 48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361.5% 증가했다.

한편 삼성가 삼남매를 제외한 30대 그룹 2~4세의 주식가치는 21조원에서 20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7800억원(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