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순 작가가 9일(현지시각) 베니스비엔날레 국제전 시상식에서 은사자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축제에서 한국 여성들의 노동현실을 다룬 영화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영화감독 임흥순의 작품 ‘위로공단’이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국제전 본전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구로공단을 연상케 하는 작품 ‘위로공단(Factory Complex)’은 40년 이상 봉제공장에서 일해 온 작가의 어머니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임흥순 작가는 이번 작품이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여성노동자들에 바치는 영화”라면서 “봉제공장에서 ‘시다’ 생활을 해온 어머니와 백화점의 의류, 냉동식품 매장해서 일해 온 여동생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일하는 여성들의 인터뷰를 담는 동시에 실험적인 이미지를 넣어 혁신을 꾀했다. 심사위원단은 “아시아 여성들의 노동 조건과 불안정성의 본질을 섬세하게 살펴보는 영상”이라면서 “다큐멘터리 형태로 그들의 근로조건을 직접적으로 다뤘다”고 언급했다.
임흥순 작가는 수상 소감으로 “삶과 일터에서 신념을 갖고 살아온 여성들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임흥순의 작품은 한국영화 최초로 베니스비엔날레에 초청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수상은 한국영화의 외연을 세계 미술의 영역으로까지 넓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세계 53개국 136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축을 벌였다. 미국작가 아드리안 파이퍼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하룬 파로키(독일), 아보우나다라 콜렉티브(시리아), 마시니사 셀마니(알제리), 미국관이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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