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적 권리란 유형물을 통한 방법에 의하여 저작물을 이용하는 권리로 아래 4가지가 있습니다.

복제권

모든 저작권에 해당하는 권리로써, 저작물을 이용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오래됐으며 대중적인 방법입니다. 인쇄, 사진촬영, 복사, 녹음, 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건물은 설계도에 따라 건축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나무, 종이, 옷감, 완구에 수용되는 것 그리고 시디롬, 하드디스크 등과 같은 디지털 매체들도 모두 복제에 해당합니다. 저작물의 공연, 방송, 연주, 가창 등은 무형복제에 해당해 여기 복제권에 포함되지 않고 아래 무형적 권리에 들어갑니다.

복제는 똑같이 옮기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유사하게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양적으로 상당하게 포함하면 됩니다. 그래서 만약 자신이 저작물을 창작했는데 남의 저작물과 유사할 경우 문제가 됩니다. 우연의 일치라면 복제가 아닙니다만, 이를 입증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연임을 입증하기 위해서 법적으로는 기존 저작물에 ‘접근’했는지 ‘현저히 유사한지’ 등으로 기존 저작물에 대한 ‘의거성’이 판단됩니다. 복제가 허용되는 저작물도 있습니다. ‘공공에 개방된 곳’에 ‘항시’ 전시된 경우는 ‘다른 양식’으로 복제할 수 있습니다. 즉 공원의 조각상을 사진 찍거나, 스케치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파노라마의 자유(freedom of panorama)’라고 합니다. 그러나 ‘같은 양식’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즉 공원의 조각상을 조각으로 만드는 것까지 허용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는 복제권의 문제이고, 공원 조각상을 사진 찍어서 한 장에 100원씩 받고 팔면 아래서 살펴볼 ‘배포권’이라는 권리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진을 동창생 단체 카톡방에 올리면 ‘사적 이용’이라는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해 괜찮을 수 있습니다.(요즘 가수 김장훈 씨 문제로 유명해진 것이 ‘사적 이용’이라는 위법성 조각사유이죠)

배포권

위에서 살펴본 복제권이 저작권을 사용하는 통상적인 방법입니다만, 복제한 사람과 배포한 사람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즉 불법 복제해서 판매한 나쁜 사람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인쇄업자랑 판매자가 짜고 한사람은 복제하고 한사람은 이를 판매했다면 판매만 한 사람은 복제권 위반으로 잡을 수 없겠죠? 그래서 복제권과 별도로 배포권을 법에서 명시해 저작자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는 처음에는 없던 권리이고 86년에야 추가된 권리입니다.

배포라는 것은 저작물의 원본 또는 복제물을 배포할 권리입니다. 따라서 불법이지만 장인정신으로 정성들여 복제물을 만든 사람이 있다면, 원본 저작권자는 그 정성들인 불법 복제물을 배포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배포라는 것은 저작물의 원본, 복제물을 공중에게 양도 또는 대여 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 때 유상 배포든 무상 배포든 상관없이 배포입니다. 무상으로 배포해도 허락받지 않은 무권리자가 배포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배포의 사례는 책방에서 책, DVD를 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서점에서 책과 음반을 판매하는 것도 배포입니다. 다만 유형적 배포만 해당되고 인터넷 다운로드 등의 방법은 전송에 해당하므로 다음시간에 배울 무형적 권리인 ‘전송권’에 해당하지 ‘배포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2013. 4. Capitol Records v. ReDigi, Inc. 사건) 다만 참고로 온라인 ‘마켓’에서 사서 ‘오프라인으로 CD를 배송’하는 것 등은 ‘배포’에 해당합니다.

배포권에는 아주 중요한 법리가 있습니다. 이는 ‘최초판매의 원칙’ 또는 ‘권리소진의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곧 이어 볼 ‘대여권’ 개념을 이해하려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만약, 원 저작자에게 ‘배포권’을 영원히 인정할 경우, 저작물의 매도의 매도의 매도처럼 계속해서 판매가 이어질 경우, 제3자는 원저작자에게 계속해서 배포허락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의 원본을 판매해 버린 경우에는 배포권이 소진된다고 명시한 것입니다. 즉 한 번 팔면 배포권은 땡이란 뜻입니다. 원본을 산 사람이 다시 팔 수 있고, 이 때 원저작권자가 난 배포권자라고 못팔게 권리 행사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외국에서는 이 법리가 원저작자에게 너무 불리하다고 해 ‘추급권’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역시 유형물에 한하는 권리여서 요즘 유행하는 인터넷 음원 다운로드 등은 권리 소진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권리 소진의 경우, 우리나라는 법에 간접적으로 국제소진설을 채택하고 있어 해외의 거래에 제공됐어도 국내외 막론하고 권리가 소진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여권

대여권은 모든 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꼭 판매용 음반이나 판매용 프로그램만 해당합니다. 여기서 대여는 ‘영리’로 대여하는 것을 말합니다.(무료로 빌려주는 것은 해당이 안되는 거죠). 음반 대여점이 있어서 하루에 300원씩 받고 들을 수 있도록 빌려주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개념은 조금 어렵습니다. 앞서 배포권에서 최초 판매의 원칙을 살펴보았습니다. 원저작자가 한번 팔면 배포의 권리가 소진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대여권에서는 이 ‘최초 판매 원칙’이 깨집니다. 이 (영리적)대여권은 최초 판매한 원저작자라도 ‘판매용 음반이나 판매용 프로그램’의 원저작자는 영리적으로 ‘대여’까지는 해 줄 수 있다는 권리입니다. 이는 판매용 음반, 프로그램의 특수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른 저작물에 비해서 ‘상업적’이고 ‘복제’가 쉽고 여러 사람이 복수로 이용하려는 성질이 있어서, 한번 팔았다고 원저작자가 못 써버리게 되면, 그림과 달리 음악은 원 저작자의 상업적 수익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만든 예외입니다. 아쉽게도 대여가 많은 만화, 소설, DVD 등은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저작권법의 한계라고 하죠.

전시권

외국에는 있는데 우리는 없는 ‘추급권’과 반대로 전시권은 외국에는 없으나 우리나라나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만 인정되는 권리입니다. 그리고 전시의 범위도 국가별로 상당히 다릅니다. 우선 우리나라 저작권법만 살펴보면, ‘미술저작물’등에 해당되는 권리입니다. 전시권은 원본전시 뿐 아니라 ‘복제물’을 전시할 권리도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유명작가 작품을 고화질 컬러프린터로 출력해서 예쁘게 액자에 걸어 미술관에서 기획전을 해도 ‘전시권’ 침해인 것입니다.(다만 저작권이 만료된 오래된 명화는 괜찮습니다) 컬러프린트도 복제 전시에 해당하지만, ‘인터넷’으로 보여주거나, ‘빔 프로젝트’ 등으로 쏘아서 보여주는 것은 유형물의 진열이란 전시의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전시 공간은 ‘대중에게 개방된 장소’여야 합니다. 집안에 거는 것은 전시의 개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건축물의 외벽, 호텔로비, 극장 복도 등도 공중에게 개방돼 있으면 전시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전시권이 없이 ‘소유권’만 있는 경우는 어떨까요? 즉 작품을 팔면서 전시권은 팔지 않은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이 경우는 원칙적으로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서 전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원본의 소유자는 전시할 수 있다고 법에 되어 있습니다. ‘복제권’만 있는 사람은 공공에 전시할 수 없는 것이죠. 휴 다행입니다. 저도 작품 산 것이 있는데 따로 전시권 계약을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원본 소유자니 전시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원본 소유자도 ‘복제품’ 전시회는 할 수 없습니다. 판화 에디션은 어떻게 될까요? 판화 중 1/23 을 가지고 있다고 칩시다. 이 23점 모두 원본입니다.

그런데 원본 소유자도 가로, 공원, 건축물의 외벽 그 밖의 공중에게 ‘항시’ 전시하는 경우에는 원본소유자도 전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심지어 호텔 라운지도 공중에 항시 전시하는 경우입니다. 꼭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17. 선고 2006가합104292) 결론적으로 아무리 작품 원본을 산 저라 할지라도 “항상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는 전시하지 못하고 미술관 내에서 ‘기획전’까지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재산권은 보통 상업적인 경우가 많지만 전시권의 경우 꼭 유료 전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 무료 전시도 포함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전시권은 ‘나라마다’ 다릅니다.[글=LG전자 스마트비즈니스센터 김별다비 변호사, curatorstu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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