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안전사고로 지난해 12월 영업이 정지됐던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수족관과 영화관이 12일 재개장한다. 공연장 공사중단 조치도 해제돼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9일 공사가 재개됐다. 롯데가 정식 재개장을 앞두고 9일부터 사흘간 수족관과 영화관을 무료로 개방하자, 제2롯데월드는 모처럼 인파로 붐볐다. 10일 제2롯데월드의 관리를 맡고 있는 롯데물산에 따르면, 주말(9~10일)동안 제2롯데월드를 다녀간 방문객은 20만명에 달했다. 덕분에 방문객 감소로 시름을 앓던 입점 업체들도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이번 제2롯데월드 재개장 조치는 서울시가 롯데 측이 제출한 안전진단 보고서와 보완조치에 합격점을 주면서 이뤄졌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10월 개장한 이후 바닥 균열, 수족관 누수, 영화관 진동, 공연장 추락 사망 사고 등이 발생해 지난해 12월16일 서울시로부터 해당 시설에 대한 사용중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서울시는 8일 브리핑을 통해 “제2롯데월드의 영화관 14관이 흔들린 이유는 19관 우퍼스피커의 진동이 14관 영사기에 전달됐기 때문”이라며 “14관의 영사기를 천장과 분리하고 방진패드를 보완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수족관 누수와 관련해서는 “실란트(접착재료)와 방수층의 단순 들뜸에 의한 것으로 확인돼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공연장 안전사고 문제는 점심시간 중 안전담당자 배치 없이 임의 작업을 진행한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안전그물망 설치 등을 주문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같은 발표로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우선 가장 큰 문제인 석촌호수 물 빠짐 현상이 해결되지 않았다. 석촌호수는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2014년부터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 2013년보다 30% 이상 많은 한강물을 채워넣고 있다. 시민단체들 역시 “6월에 용역결과가 나오는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의 원인을 확인한 뒤 재개장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롯데 측이 보여줬던 대응도 미덥지 못한 부분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19일 롯데월드몰 식당가 5~6층 바닥에 균열현상이 발견됐을 때 “1930~1980년대 서울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한 디자인 콘셉트”라고 주장하다 논란을 빚었다. 특히 아쿠아리움 누수 당시엔 외국의 사례에서도 흔히 발견된다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이런 이유들로 제2롯데월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곱지 않다.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에서 다시 한 번 안전관리 소홀로 사고가 발생하면 건물 일부 또는 전체를 사용중지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제 모든 선택은 롯데에 달렸다. 제2롯데월드가 진정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바란다면, 초고층, 초대형 같은 수치는 잠시 내려놓고 세계 어느 건물보다 안전하게 짓겠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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