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현재의 중소기업 지원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응답기업의 41.0%가 ‘다수를 대상으로 한 단순 뿌리기식 방식에 가깝다’고 답했으며 32.7%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지원방식에 가깝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불과 26.3%에 그쳤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원정책, 좀더 구체적으로  선정기준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매출액, 수출실적 등 규모와 관련된 수치보다는 그 밖의 역량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앞선 설문조사에서는 특히, 지원정책이 단기적인 성과내기에 치중돼 선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응답기업의 28.3%가 투자지향적 지원이 아닌 단기성과 위주의 정책이 많다고 지적했으며, 27.7%는 뿌리기식 지원방식이 문제라고 답했다. 25.0%는 정부가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지 않고 정책을 무분별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렇듯 중기 지원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중소기업 모델로 ‘알짜배기 중소기업 모델’이 제시된 것은 주목할만하다. 그간 정부는 매출액, 수출실적, 시장점유율 등을 선정기준으로 삼아 세계일류상품기업, 월드클래스 300, 글로벌 강소기업 등을 선정 및 지원해 왔다. 세계일류상품기업은 세계시장점유율을, 월드클래스 300은 매출액증가율 및 매출액 대비 R&D투자비율을, 글로벌 강소기업은 최근 3년간 수출실적을 각각 기준으로 선정한다. 이처럼 기업의 양적 지표를 기준으로 선발했던 방식에서 신기술 확보능력, 기업가 정신, 위기극복 경험 등의 생존능력을 보유한 기업을 장기적으로 키워내겠다는 것이 알짜배기 모델의 핵심이다.

이러한 새로운 선별기준과 함께 지원정책에 장기적인 호흡을 덧입히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기업에게 지원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만,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을 통해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세계일류상품기업 지원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선정된 기업의 자격요건을 매년 심사해 충족하지 못한 기업은 탈락시키고 있다. 사업 주관기관인 KOTRA에 따르면 2015년 세계일류상품기업에서 탈락된 품목과 기업은 각각 37개와 44개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들에 대한 후속 지원책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렇듯 지속적인 관리가 없는 지원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게 된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장기적이고도 세부적인 관리방안을 함께 도출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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