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정규직 고용비율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의 정규직 고용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통념을 깬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4년 사업체 규모별 구인 형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 중인 ‘워크넷’에 지난해 등록된 채용 공고를 보면 중소기업(50~300인 미만)은 구인 인원의 73%를 정규직으로 게재한 반면 대기업(300인 이상)은 40.3%에 그쳤다는 것이다.

고용정보원 박세정 책임연구원은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 추세는 최근 정년 연장, 통상임금 도입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기업은 근속기간이 길수록 임금을 많이 받는 임금체계 연공성이 중소기업보다 강한데다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므로 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약직 채용을 계속해서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유사한 조사 결과가 다른 업체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발표에 따르면 2014년 30대 그룹 계열사들은 정규직보다 계약직 고용인원을 늘렸다. 대기업 고용인원을 살펴보면 계약직은 전년보다 4% 늘어난 반면 정규직은 1%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워크넷에서의 구인공고를 토대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정규직 고용을 꺼린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 보인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회사 내 채용 페이지에서 공채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정규직을 대거 채용할 때 워크넷에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같은 지적에 박세정 책임연구원도 “대기업이 워크넷에서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자료를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워크넷은 고용정보원이 운영 중인 고용포털 사이트다. 실업급여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워크넷에 가입해야 하나 일반 구직자들의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하는 2015 브랜드파워(K-BPI) 순위에 따르면 워크넷은 온라인 취업정보부문에서 4위에 그쳤다. 잡코리아가 총점 503.2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고 인크루트(352.8점), 커리어(339.8점), 워크넷(294.1점), 사람인(270점)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