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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망에 구멍 숭숭…소상공인은 속수무책 경영위기·은퇴 위험 대비 공제제도 활성화 등 제언 나와

기사입력2015-05-1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진=픽사베이>

소상공인들에게는 사회안전망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중기중앙회가 개최한 ‘중소유통정책 심포지엄’에서 송혁준 중소기업학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일반 임금근로자와 달리, 소기업·소상공인들은 사회보험제도별로 가입자격이 상이하며 해당 제도가 다루고자 하는 사회적 위험에 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2013년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자영업자 중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수급권자는 67.9%이며 고용원이 없는 영세자영업자는 해당비율이 62.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10명 중 4명이 국민연금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소득수준이 낮고 국민연금에 가입했더라도 향후 노후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충분히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산재보험 역시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83.8%가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자신이 고용주이자 근로자이기 때문에 산재보험료 납부와 급여 수급주체가 동일한 특성상, 이들을 산재보험으로 유입시킬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고 송 회장은 분석했다.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고 있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실업이나 폐업의 위험에 별다른 대책없이 노출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2012년 1월 이후 자영업자와 50인 미만 근로자를 사용하는 고용주도 고용보험의 고용안정사업, 직업능력개발 사업과 실업급여에 모두 가입할 수 있는 피보험자집단이 됐지만 아직까지 적용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송 회장은 “따라서 소기업·소상공인들을 고용보험제도 내로 포섭할 새로운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들의 사회적위험 대비 현황

<자료=중소기업중앙회>

특히 실업이나 폐업에 대한 대비는 심각하게 열악한 수준이었다. 중기중앙회가 전국 소상공인 309명을 대상으로 ‘사회 안전망에 대한 소상공인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소상공인들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사업 재기’를 위해 사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33.4%에 그쳐, 66.6%의 소상공인들이 실업·폐업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사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53.4%, ‘노후생활’을 위해 사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54%로 조사됐다.

송 회장은 “소득중단이나 상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행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제제도를 보다 활성화하고, 경영여건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실효성있는 교육지원제도를 확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장기적인 과제로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과 관심제고, 관계금융 등과 함께 공제제도 가입 의무화 지원을 제시했다.

노란우산공제 가입현황

위:누적 가입(단위 건), 아래: 누적부금(단위: 억원) <자료=중소기업중앙회>

현재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제제도로는 중기중앙회가 운영하는 노란우산공제가 있다. 소상공인들이 가입해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공제사유 발생시 일시금을 지급하는 공제제도다. 공제사유는 폐업, 사망, 부상․질병에 의한 퇴임, 만60세 이상의 노령 등이 있다. 지난 2월에는 2007냔 9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출범 7년5개월 만에 누적가입자 50만명, 누적부금액 3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공제금 수급권의 압류, 양도, 담보제공이 금지돼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납입 부금에 대해 연 300만원의 소득공제가 적용되고, 부금 전액은 연 복리이율로 적립해 공제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공제제도 가입 의무화에 대해 현재 소상공인 공제제도를 운영중인 중기중앙회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중기중앙회 최윤규 산업지원본부장은 “소상공인들에게 공적 사회안전망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면 가입의무화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며, “자칫 규제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