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모니터,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레드스톤시스템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굉장히 낯선 이름이다. 시중에서 제품들을 만나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3년 6월 특허청에 3억원 상당의 27인치 모니터 950대를 납품할 때까지 이 회사를 눈여겨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기획부터 공공기관에 적합한 PC와 모니터 연구

레드스톤시스템이 공급하는 PC와 모니터는 가정용보다는 공공기관 납품용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기획단계부터 수요자(공공기관)가 필요로 하는 제품 개발에 역점을 뒀다.

레드스톤시스템 박치영 대표   ©중기이코노미

하루 종일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친환경 사무기기 인증, 대기전력저감 프로그램 인증을 비롯 총 8개의 인증을 받는 등 객관적으로 품질을 보증받기 위해 노력했다.

또 중소기업의 공통적 애로사항인 취약한 A/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 컴퓨터 조달업체들이 만든 (사)정부조달컴퓨터협회의 A/S망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고장이 접수되면 전국 어디나 4시간 이내에 서비스 기사를 보내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피드백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외형성장으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2013년 매출은 78억원으로, 2012년의 31억원에서 2.5배 크게 늘었다. 직원도 같은 기간 13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났다.

기회의 문은 준비한 자에게만 열린다

중소기업이 특허청에 모니터를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박치영 대표는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로 수요에 대한 예측과 신속한 제품개발을 들었다.

PC와 모니터,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레드스톤시스템   ©중기이코노미

“특허청에 모니터를 납품할 당시, 나라장터에 27인치 모니터를 등록한 회사는 대기업 L사와 저희 회사, 그리고 또다른 중소기업 한 곳까지 총 3개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공공기관에서 주로 선호하는 모니터는 20~22인치 제품이었지만, 레드스톤시스템은 남들보다 앞서 27인치 모니터를 나라장터에 등록해 뒀다. 공공기관 중에서도 27인치 모니터를 필요로 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특허청이 27인치 모니터를 구매하면서 나라장터 내에 등록된 물품들에만 입찰 자격이 주어졌고, 어렵게 잡은 이 기회를 레드스톤시스템은 놓치지 않았다. 물론 경쟁의 핵심은 품질이었다.

“정부가 원하는 모니터의 품질 수준은 이미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대기업 제품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다고 자신있게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의심을 갖는 분들은 실제로 사용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세계적인 대기업 L사와 경쟁하면서 선호도, 가격, 서비스 요소 등으로 이뤄진 평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품질과 가격, A/S에 이르기까지 공공기관의 수요에 적합하게 준비한 이후,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  L사를 제치고 납품계약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이다.

사회적기업, 레드스톤시스템

레드스톤시스템의 직원 30명 중 15명은 장애인이다. 우연히 청각 장애인을 한 명 채용하게 되면서 장애인 채용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박대표는 정부 보조금을 노리고 장애인을 채용하는 사례가 많아 분노를 느꼈다고 전한다. 명색이 취업인데, 짧은 시간만 일하고 급여도 턱없이 적게 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을 굳히고, 회사 성장 속도에 맞춰 장애인 채용을 늘렸다.

‘함께 나누고, 함께 살아가자’ 이 회사에 장애인 직원이 많은 이유다. 정확한 조립 등 반복적인 일은 장애인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다. 그냥 ‘함께’ 일하는 ‘동료’일 뿐이라는 것이다.

녹색 인증으로 공공기관용 PC 시장 정조준

이 회사의 올해 목표는 공공기관용 PC시장의 점유율 높이기다. 연간 4000억원 수준인 공공기관 PC시장에서 대기업은 약 75%를 차지하고 있었다. PC 제조가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은 지난해 50%, 올해 70%, 내년 100% 철수하게 된다. 또 다시 찾아오는 기회인 것이다.

현재 레드스톤시스템의 공공기관 PC 시장 점유율은 1.8~1.9% 수준이다. 이를 7~8%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녹색 인증은 이를 위한 주력무기다. 자체 개발한 에너지 절약 소프트웨어에 녹색 인증을 받고, 이를 탑재한 PC를 통해 공공기관 시장을 노크한다는 것이다. 전력 사용 감축에 공을 들이는 추세로 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어려워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박 대표의 전망이다.

박 대표는 “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느 하나에 집중해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저희도 새로운 돌파구를 많이 뚫어 다른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롤모델이 되겠습니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