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60달러 안팎…“연내 급등 없을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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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60달러 안팎…“연내 급등 없을 것” 전망 유가 10%당 산업생산비 0.67% 하락…제조업은 1.04%↓

기사입력2015-05-21 14: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진=픽사베이>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형성되고 연내에 유가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국제유가 변동요인과 전망’ 세미나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비OPEC 국가들의 생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시장 공급 과잉 지속과 달러화 강세로 인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가격이 연평균 배럴당 55달러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단기유가예측모형을 이용해, 올 2/4분기 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선으로 예상했다. 올 1분기 두바이유의 가격은 51.92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분기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으로 상승하고, 3분기와 4분기에도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유가전망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3.5%, 세계 석유수요가 일평균 120만 배럴일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만일 이란 핵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고 OPEC 공급이 증가하는 등 저유가 요인이 발생할 경우, 하반기 유가는40달러 선까지 떨어지고, 연간 유가도 50달러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5년 두바이유 유가전망

단위: 달러/배럴 <자료=‘국제유가 변동요인과 전망’ 세미나 자료집>

이란 핵협상 결렬에 지정학적 불안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인 고유가 전망은 연간 70달러 선으로 나왔다. 지난해 연간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96.56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고유가 전망이 연간 70달러 선이라는 것은 유가의 급격한 상승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OPEC의 관망과 사상 최고 수준인 미국의 원유 재고로 연내 유가 급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6월23일 배럴당 111.23달러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1월14일에는 42.55달러까지 떨어졌고, 이후 상승곡선을 그려 지난 4월30일에는 62.59달러까지 반등했다.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공급과잉이나 수요부족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도 수요부족이 발생하고 있긴 하지만, 공급과잉이 유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어 1986년의 유가하락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석유공급은 하루 평균 90만배럴씩 수요를 초과했다. 올 1분기에는 일일당 150만 배럴까지 그 폭을 늘렸다. 공급과잉은 특히 미국의 셰일오일과 캐나다의 오일샌드 등 비OPEC 국가산 물량이 주도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OPEC 총회에서 기존 생산목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유가하락세가 지속되는데 영향을 미쳤다. 알제리,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유가하락세를 중단시키기 위해 감산을 실행하자고 주장했지만, 감산 자체가 국가의 수입감소를 의미하는데다 비OPEC 국가들의 원유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감산이 예전처럼 손쉬운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힘들어졌다는게 이유였다.

물론 가격 하락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 미국에서 운영중인 석유시추 장비의 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원유생산 역시 4월부터 증가세를 멈추고 정체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연구위원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자들의 분석을 토대로 미국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을 국제유가 75달러 선으로 추정했다.

물론 정체기라고는 해도 미국의 석유생산이 아직까지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근거로 셰일오일 생산이 현저히 둔화되기 전까지는 OPEC가 감산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국제정치상황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지난 4월 이란과 UN안보리상임이사국 등 6개국이 핵협상을 잠정타결했다는 점도 유가하락의 호재로 꼽을 수 있다.

유가 10% 하락 시 한국 업종별 생산비 감소 현황

<자료=‘국제유가 변동요인과 전망’ 세미나>

이같은 저유가 추세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가 유가변화로 받는 영향의 정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총 석유소비량을 GDP로 나눈 석유집약도는 1997년 0.137에서 2013년 0.074로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유가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반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는 산업현장에 생산비 절감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산업생산 비용은 평균 0.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업에서 하락폭이 커 1%를 넘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가하락이 한국경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