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대 시대 돌입과 함께 대부업 최고금리에 화살이 쏠리고 있다. 현재 대부업 최고금리는 34.9%로, 이를 25%로 낮춰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현행 34.9%로 정한 대부업법 일몰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내년부터 대부업 최고금리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부업계의 TV광고도 발목이 잡혔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대부업 광고 시간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부업계가 전방위로 압박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이자 높다, 낮춰라 … 이미, 충분히 내렸다

현재 대부분의 대부업체는 법정 이자율 상한선인 34.9%를 회사의 최고금리로 적용하고 있다. 21일 한국대부금융협회 신용대출상품 금리비교 공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를 공시한 20개 대부업체 중 14개 업체의 최고금리가 34.9%였다. △머니라이프대부 △미즈사랑대부 △산와대부 △스타크레디트대부 △에이원대부캐피탈 △엘하비스트대부 △원캐싱대부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 등 8개 업체는 최저금리와 최고금리 모두 34.9%로, 법정 최고금리를 평균금리로 적용하고 있었다.

대부업계는 현행 최고금리를 적용해도 마진율이 4.25%밖에 안 되는 만큼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부업금융협회가 중기이코노미에 제공한 국내 40개 대부업체의 2014년 원가금리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계의 평균 원가금리는 30.65%였다. 대출자들에게 30.65%의 금리를 받고 돈을 빌려줘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원가금리 항목을 살펴보면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을 의미하는 대손비가 15.2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일반관리비가 5.73%, 자금조달비가 5.71%, 고객모집비가 4%였다. 평균 원가금리는 2013년(32.72%)과 비교하면 2.07%p 낮아졌다. 자금조달비, 고객모집비, 일반관리비는 각각 0.56~1.22%p씩 낮아진 반면 저신용자들의 가계부채 심화로 대손비는 0.32%p 증가했다.

  ©중기이코노미

대부업계의 입장은 한마디로 “이미 충분히 금리를 내렸다”는 것이다. 2002년 66%에 달했던 대부업 최고금리는 2007년 49%, 2010년 44%, 2011년 39.9%, 2014년 34.9% 등 꾸준히 인하돼 왔다. 금리 인하로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진 영세업체들은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2007년만 해도 1만8197개에 달했던 등록 대부업체 수는 2014년 8869개로 반토막이 났다. 여기서 최고금리를 더 내릴 경우 영세업체의 폐업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청소년 시청 시간대 광고 내려 … 적법한 광고행위 규제는 위헌

그러나 TV광고에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쏟고 있는 대부업체들이 앓는 소리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현재 케이블채널에서는 하루 평균 1043건의 대부업 광고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 광고가 범람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에 대부업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1~10시, 주말과 공휴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대부업 광고를 할 수 없게 된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빠르면 올해 중으로 법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대부금융협회는 대부업에 대한 광고시간 규제가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 이재선 사무국장은 20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TV 광고를 제한하려면 술, 담배, 도박 광고와 같이 대부업 광고가 소비자나 청소년에게 위해하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연구로 입증돼야 한다. 기업의 광고행위를 합당한 사유 없이 규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만약 법안이 계속 추진될 경우 위헌소송까지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대부업체들의 광고비 지출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 사무국장은 “마케팅 비용에 해당하는 고객모집비는 원가금리에서 4% 정도다. 통상 기업들이 매출액의 5%를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부업 마케팅비가 과도하게 높은 것만도 아니”라면서 “기업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기업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들은 최고금리가 25%로 인하될 경우 대부업 소액대출 규모가 50% 이상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금융협회는 지난 4월 이자제한이 서민금융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대부업 시장이 감내하기 어려운 최고금리 인하는 대부업체의 심사를 강화시켜 서민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영세한 대부업체들은 폐업하거나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최성규 사무관은 최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금리(34.9%) 일몰은 올해 말로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금융위 차원에서 최고금리 인하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최고금리를 인하하면 대부업체들이 심사를 강화해 서민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대부 중개수수료는 모두 ‘불법’ 입니다
• 관련기사 ㅣ 대부업 34.9% ‘살인금리’도 떨어지나?
• 관련기사 ㅣ 대부잔액 11조…6개월 만에 8.8% 증가
• 관련기사 ㅣ 저축은행 고금리장사 이대로 둘 것인가
• 관련기사 ㅣ 대부업 광고, 어디까지 두고 볼 것인가?
• 관련기사 ㅣ 대부·여신금융 최고금리 연 34.9%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