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회계법인 김동현 공인회계사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실무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조합원이나 시행사들이 사업 진행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하고, 갈등이 야기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택건설 관련 서비스 및 분양대행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분양대행업체 A사는 지역주택조합 설립 추진위원회와 동소 일대 지역주택조합설립, 설립인가 및 사업계획승인 등 사업 진행에 따른 추진위원회의 행정업무를 대행하는 약정을 체결하고 대행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이 대행업무 과정에서 A가 수취한 세금계산서의 매입세액 10억원을 공제받지 못하게 됐다.

이는 지역주택조합사업 주관의 주체는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업무대행사가 조합에 자금을 대여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취하게 됨에 따라 불거지게 된 문제다. 과세관청은 업무대행사가 수행하는 업무가 본인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관련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업무대행사들이 이를 간과해 결과적으로 큰 손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조합 설립 이전에는 법적 보호 장치도 마땅하지 않은 만큼 조합과 업무대행사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독립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자료=비자트>

그러나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도 전문기관으로부터 세무회계 자문을 지원받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재개발·재건축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상대적 열세를 보이는 건설사들이 지역주택조합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아울러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고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일반조합원들 역시 조합과 업무대행사 간 공정한 정보 공유를 위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주택조합의 조합분담금 최종결정은 조합의 청산 시에 확정되며, 시공 시 시공자 및 시공비의 변동 가능성이 있어 조합원 모집이나 토지 매입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입주 시기도 불명확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업무대행사나 시공사는 필요자금을 조합원의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고, 향후 조합원 모집이 지연되거나 사업성이 열악해지면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일반조합원들이 낭패를 보기 쉽다.

조합장 및 임원들의 비리 등으로 사업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투명한 사업 진행을 위해 독립된 제3자의 존재는 필수적인 것이다. 업무대행사 입장에서도 다수의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불식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노량진본동 소재 B지역주택조합은 공사착수도 못하고 사업비를 대출해준 금융사에 땅만 고스란히 빼앗겼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로 참여했던 D건설은 PF대출 보증을 섰다가 600억원을 날렸고, 조합장과 관련자는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런 주택조합의 비리예방과 감독을 위해 주택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주택조합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한 감사인의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그 감사결과를 회계감사가 종료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시장, 군수에게 보고하고 이를 당해 조합에 보고해 조합원이 공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76조)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조합 설립 이전에는 법적 보호 장치도 마땅하지 않은 만큼 조합과 업무대행사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독립된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신탁회사를 내세워 자금관리를 맡기는 등의 안전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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