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룹이 설립한 공익재단들이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30대 그룹 공익재단의 계열사 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35개 공익재단이 118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76개가 그룹 계열사였다고 28일 밝혔다.

삼성그룹의 경우 문화재단, 생명공익재단, 복지재단, 호암재단 등 4개 공익재단이 14개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이들 재단이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 가치는 지난 26일 종가기준 3조4247억원에 달했다. 

지난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삼성문화재단의 경우 삼성생명의 지분을 4.68%,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의 지분 2.18%를 가지고 있었다. 삼성생명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잇는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이라는 것이 CEO스코어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정몽구재단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4.46%를 보유 중이었고, 이 재단이 보유한 현대차 계열사의 지분 가치는 3777억원이었다. 

롯데도 예외는 아니었다. 롯데장학재단의 계열사별 지분율은 롯데제과 8.69%, 롯데칠성음료 6.28%, 롯데푸드 4.1%였다. 롯데가 설립한 공익재단의 계열사 지분 가치는 5214억원이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최근 여느 때보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공익재단이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좋은 활용 수단인 듯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