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료기관에서 내시경 검사 및 시술중인 장면.<사진=뉴시스>

지난달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수면내시경으로 검사를 받던 환자가 갑자기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4월에도 대장 수면내시경을 받던 사람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스트레스 등으로 위장과 대장 장애를 겪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내시경 검사를 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내시경 검사를 하면 신체적·정신적인 부담이 있어 잠을 자면서 검사를 하는 수면내시경(의식하진정내시경) 검사를 선호하는 추세다.

20일 중앙대학교병원에 따르면 2011년~2013년까지 내시경 검사를 실시한 16만4621명 중 약 40%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면내시경 검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내시경 검사는 진정제나 마취제를 투여한 후 진행하기 때문에 사전에 마취제의 종류, 다른 질환 유무, 환자의 건강상태, 응급처치 환경 등 여러 상황을 엄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수면내시경을 실시할 때는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 등의 진정(수면)유도제를 사용하는데, 부작용으로 회복 후 운동실조, 균형상실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고령자나 쇠약한 환자는 수면유도제의 영향으로 호흡을 느리게 하거나, 무호흡 또는 저호흡을 일으키며 혈압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수면유도제 부작용의 상당 부분은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면 쉽게 회복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사고 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별도의 전문 의료진이 없어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래에서 수면내시경 검사 및 시술을 하더라도 마취전문의가 있어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수면내시경 시술 시 마취전문의가 상주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따르면 수술실을 보유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마취 전문의가 없는 병원은 조사대상 총 1139개 중 418개로 36.7%에 달하며, 특히 병원급은 803개 중 49.3%인 396개 병원에 마취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과 전문의는 외래 수면내시경 시 수면유도제를 주사하고, 수면내시경 중 환자의 호흡, 맥박, 혈압, 체온 등 생체징후(바이탈 사인)를 유지시키며 내시경 검사 중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재규 교수는 “마취과 전문의가 내시경실에 상주해 응급상황 시 즉각적인 처치를 전문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안전한 상태에서 수면내시경 검사 및 시술을 받으려면 응급처치가 가능한 전문 의료진과 충분한 시설이 완비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수면유도제가 호흡기능 감소 및 심장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심폐기능 장애환자 및 급성질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검사가 끝난 후에는 30분~1시간 정도 병원에 머물러 상태를 지켜봐야 하며, 검사 당일은 가능하다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위생적이지 않은 내시경 기계로 검사받을 경우 B·C형 감염, 에이즈, 결핵 등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소독 세척지침을 준수하는 의료기관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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