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시스>

 
정의당 김제남 국회의원은 민변 통상위원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중국 당국이 한중FTA가 타결된 후인 지난 3월과 4월에 한중FTA를 통해 우리에게 약속한 개방보다 높은 수위의 투자자유화와 관세인하를 자발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한중FTA는 중국의 현행 개방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FTA로 전락했고, 자유무역협정이 협정 상대국에게 보다 낮은 관세혜택을 부여하고 보다 높은 개방혜택을 부여하는 협정임을 감안할 때, 중국의 현행 개방 수준을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재협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3월10일 ‘제6차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을 개정해 제조업, 인프라/부동산, 인터넷 및 정보기술, 회계, 법률 자문 등 전문서비스업,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제한을 전면 철폐하거나 대폭 완화했다.

김 의원은 “중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 이전에 타결된 한중FTA는 중국의 자발적 개방을 FTA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자유화 측면에서 사실상 ‘무용지물 FTA’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이 조치를 통해 우리의 투자유망분야인 재활치료 서비스, 간병 서비스 등 노인복지 서비스 등을 개방했으나 한중FTA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상무위원회가 지난 4월28일에 한중FTA보다 높은 수준의 ‘수입 생활소비재 관세인하’ 조치를 발표한 사실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조치로 대중 수출 효자 품목이자 한중FTA 수혜 품목으로 기대되던 화장품, 의류, 신발류, 기저귀 등 다수의 소비재 관세가 50%가량 대폭 인하됐다. 이는 중국이 한중FTA를 통해 우리에게 약속한 관세감축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가 홍보하던 한중FTA의 관련 기대효과가 한순간에 허공으로 사라져 버렸다.

김 의원은 “중국의 이러한 자발적인 투자규제완화 정책이나 소비재 관세인하 조치가 중장기적 계획 속에서 추진된 것을 고려하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한중FTA 협상을 추진한 통상당국의 조급한 성과주의는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중국의 악명 높은 무역기술장벽에 손대지 못한 점, 반덤핑관세·상계관세 등 중국의 무역구제 조치에 대한 해답이 없는 상황 등을 근거로 “박근혜 정부가 ‘FTA 숫자 늘리기’에 연연하며 성과 위주의 FTA를 남발하다가 중국의 현행 시장개방수준도 반영하지 못한 엉뚱한 FTA가 체결됐다”며, 재협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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