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벌금으로 귀결된 국제적 금리조작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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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달러 벌금으로 귀결된 국제적 금리조작 사건 리보 금리 조작한 글로벌 은행들 천문학적 제재

기사입력2015-06-02 14:3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진=픽사베이>

최근 서울 남부지법은 국내 6개 증권사가 소액채권 금리를 담합한 사건에 대해 5개사에는 각각 5000만원, 1개사에는 3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들 회사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한국거래소에 국민주택채권, 서울도시철도채권, 지방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 등의 수익률을 동일하게 제출해 금리를 조작했다. 소액채권은 아파트 등기나 자동차 등록시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것으로, 대부분 구매 즉시 금융회사에 되팔고 있다. 증권사는 채권수익률을 담합해 채권 매매가를 조작했고, 이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올리다 공정위에 적발된 것이다.

금리담합은 한국에서만 발생한 사건은 아니다. 지난달 씨티와 JP모건, 뱅크오브 아메리카 등 6개 글로벌 은행들은 리보 금리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56억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앞서 영국으로부터 43억달러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벌금 총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리보(LIBOR)는 ‘런던 은행간 금리(London Iinter-bank Offered Rate)’의 줄임말로, 금융기관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의미한다. 영국은행연합회(BBA)가 20개 은행을 대상으로 은행간 차입금리 정보를 수집하고, 상위와 하위 각각 25%를 제외한 중위 50% 은행들의 금리를 평균 내 매일 적용되는 금리를 발표하고 있다. 리보를 기준금리로 해서, 개별 은행의 신용등급에 따른 가산금리를 적용해 은행간 금리가 결정된다.

그런데 은행들의 금리 보고를 통해 매일의 금리가 결정되다보니, 개별 은행들이 다음날 금리를 조작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2012년 가장 먼저 적발된 영국의 글로벌 은행 바클레이즈는 선물이나 옵션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의 요구에 맞춰 금리를 올리거나 낮춰 보고했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각국 금융당국이 미국, 영국, 독일 등지의 글로벌 은행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리보 금리 조작 여부가 드러나면서 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고 있다.

기준금리 조작의 여파는 이처럼 시장 전체에 미치기 때문에, 각국 금융당국들은 엄정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2년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CD금리 담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뒤, 수년 째 감감무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