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합병과 오너 지분 축소 등을 통해 내부거래 규제대상 금액을 6조1236억원이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블록딜을 통해 오너 지분 29.99%를 기록, 불과 0.01% 차이로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빠져 나갔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30대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을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개정안이 입법예고되기 이전인 2012년과 비교한 결과, 내부거래 규제대상 금액이 2년 새 16조574억원에서 6조7376억원으로 58% 급감했다고 2일 밝혔다. 줄어든 금액만 9조3198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내부거래 규제대상 금액이 2012년 7조1270억원이었던 현대차그룹은 2년 새 85.9%인 6조1236억원을 줄여 1조3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되며 내부거래액 1조7588억을 줄였고, 현대위스코도 현대위아에 합병되며 3861억원이 규제대상 금액에서 제외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2월 블록딜을 통해 지분 13.4%를 매각하며, 오너 지분율이 규제기준(30%)보다 0.01% 낮은 29.99%로 떨어져 규제대상에서 벗어났다.

삼성도 규제대상 내부거래 금액이 1조8819억원에서 7769억원으로 58.7%(1조1049억원)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옛 에버랜드가 웰스토리를 분사하고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며 6149억원을 줄였고, 삼성석유화학과 삼성SNS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SDS에 각각 합병되며 2067억원과 2834억원을 줄였다.

또한 SK그룹이 내부거래액을 4684억원 줄였고 KCC, 두산, GS, 동부, 대림, 한화 등이 1000억원 이상 내부거래 규제대상 금액을 줄였다. 규제 대상 기업은 22개 그룹 118개 계열사로 2012년보다 9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계열사와 20% 이상인 비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며, 지난해 2월14일 개정안 시행 이후 1년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감시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