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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65·여)는 동네 친구들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꽃꽂이 강좌를 듣는다. 올 여름엔 이들과 동남아로 해외여행도 떠나기로 했다. 요즘 B씨는 여행에서 쓸 옷과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홈쇼핑 채널과 스마트폰을 보는 게 일이다.

자식과 손주를 위해 희생하던 할머니들이 달라지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사는 멋쟁이 할머니, 어번 그래니(Urban Granny)가 늘고 있는 것이다. 어번 그래니란 할머니의 줄임말로 사용되던 그래니(Granny)에 도시적(Urban)이란 형용사가 붙어 만들어진 합성어로, 세련되고 도시적인 50~60대 여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 따르면, 어번 그래니는 50년대부터 60년 초반,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여성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초등학교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았고, 한국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던 80년대에 자유로운 소비문화를 경험했다. 사회에 나와선 산업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어느 정도 경제력까지 갖추게 됐다. 때문에 이들은 그동안 할머니의 당연한 몫으로 여겨지던 맞벌이 자녀의 육아를 거부한다. 본인을 위해 쇼핑, 운동, 해외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며 특히 젊음을 되찾기 위한 외모 관리에 큰 관심을 보인다.

이처럼 신세대 할머니들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현재 시범운영 중인 시니어 전문 쇼핑몰의 매장과 품목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GS샵은 50대 이상 고객들을 위한 전용쇼핑몰 오하우(oahu.gsshop.com)의  제품군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LG 경제연구원은 시니어 마케팅의 출발점이란 보고서에서 “시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먼저 얻는 기업이 미래의 마케팅 전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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